“한국서 절대 못 이겨” 글로벌 명품 기업도 발빼…CJ 핵심된 올리브영
지난 2019년 10월 의욕적으로 서울 파르나스몰에 1호점을 열었지만 5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된 셈이다.
세포라는 루이비통, 디올에 이어 매출액 기준 LVMH 산하 3번째 초대형 브랜드이지만, 국내에서는 ‘올리브영의 벽’을 넘지 못했단 지적이 나온다.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 90% 이상을 점유한 CJ올리브영은 한 해 4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CJ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세포라는 “2024년 5월 6일부로 한국 시장에서의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전국 매장 및 온라인 몰, 모바일 앱 스토어는 5월 6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포라는 해당 일자까지 온라인 주문을 받은 뒤 6일 내 주문 처리를 완료하고 8월 중순까지 고객서비스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멤버십 서비스인 뷰티패스 포인트 역시 5월 6일자로 일괄 삭제된다.
세포라코리아는 뷰티패스 가입자에게 문자메세지로도 이 같은 내용을 고지했다.
지난 2019년 파르나스몰에 첫 선을 보인 세포라는 명동, 신촌, 잠실, 여의도, 갤러리아 광교점 등 서울경기권의 주요 상권에 자리하며 초반 세를 늘렸다. 1호점 오픈 첫 날 대기 행렬만 500m가 넘었고, 사흘간 2만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크게 주목받았다.
세포라는 당초 2022년까지 14호점을 열려 했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점포 수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의 실적에 지난해 감사인으로부터 “계속 기업으로서의 타당성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22년 기준 세포라코리아의 매출은 1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176억원에 달했다. 순손실은 202억원으로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299억원, 자본금은 262억원의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다.
세포라는 전세계 35개국에서 3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79억유로(약 26조원)를 벌어들였지만 한국에선 힘을 전혀 못 쓴 셈이다.
백화점 1층에서 ‘대우’ 받으며 고가 화장품을 사는 한국 소비자가 굳이 ‘편집숍’의 세포라를 선호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다.
세포라가 내세우는 해외 브랜드가 플래그십 스토어, 직구 등으로 한국에서의 활로를 넓혀간 점 역시 뼈아픈 철수 요인이 됐다.
앞서 일본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세포라가 2년 만에 철수했으며 홍콩에서는 온라인몰만 남았다.
이마트가 들여온 영국 1위 H&B 브랜드 ‘부츠’도 국내 사업 5년도 안 돼 문을 닫아 신세계 뷰티 편집숍 시코르만이 20여 개 매장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기대 매출이 1500억원이지만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첫 현장경영 방문 장소로 올리브영 본사를 선택했을 정도다. 당시 이 회장은 “올리브영의 사업 준비, 일하는 방식은 다른 계열사도 배워야 할 모범사례”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약 10.7%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시 기존 점포의 내실 강화 및 수익성 확대, 온라인 비중 확대, 해외 사업 강화 등으로 38% 수준의 매출 성장을 여의도 증권가는 기대하고 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올리브영 주총이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라며 “올리브영의 IPO보다는 100% 자회사화 가능성과 이를 통한 사업 지주회사 형태로의 프리미엄 등이 CJ의 주요 투자 포인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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