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신화’ 고동진, 강남 싹 바꿀 비장의 아이디어는 [금배지 원정대]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서울 강남병 출사표
한동훈과 ‘청년미래’ 대화…정치입문 결정적 계기
삼성역 일대 샌프란시스코처럼 MICE 개발 청사진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도곡동에 저와 같이 일했던 친구들이 많이 사는데, 요즘 후배들 전화를 많이 받아요. 전화받으면 후배들이 ‘대표님 이제 갑과 을이 바뀌었습니다’ 합니다.”
‘갤럭시 신화.’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오랫동안 따라다녔던 단어다. 고 전 사장은 갤럭시 신화를 일궈낸 주역이자 사내에서 신화적인 인물이었다. 그도 그럴듯이, 고 전 사장은 1984년 평사원으로 시작해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40여년에 이르는 근무 기간 동안 갤럭시S, 갤럭시노트, 폴더블폰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직장생활에서 한차례 신화를 완성한 고 전 사장이 정치란 새로운 영역에서 도전에 나선다. 고 전 사장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강남병에 출마한다.
텃밭 출마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고 전 사장은 민주당 소속 박경미 후보랑 맞붙는다. 문재인 정부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서초 을에 출마하기도 했었다.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고 전 사장이 꼽는 중요한 과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는 1979년 부동산 경기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는 아파트를 사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지난해 말 서울시는 삼성·대치동 일대 상가, 오피스텔 등 아파트를 제외한 부동산 거래에 대해 규제를 풀었다. 하지만 아파트는 여전히 토지거래허가 규제가 걸려있는 상황이다. 고 전 사장은 “토지거래허가 제도는 국토교통부, 서울시에서 좀 더 면밀히 검토하되 국민의 기본권인 재산권 행사에 대한 부분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 전 사장은 세 번째 과제로 강남권에 위치한 국제교류복합지구(MICE)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재직 시절 미국 주요도시에서 열렸던 ‘언팩’ 행사를 계기로 이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고 전 사장은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관광과 기업들 간 미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호텔과 회의실이 갖춰져 많은 관광이 이뤄진다”며 “삼성동과 잠실종합운동장 벨트를 엮어주면 관광도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 B2B(기업 간 거래)로 넘어갈 잠재력이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역의 경우 미래에 지하철 라인이 5개까지 지나갈 수 있어 굉장히 유리하다” 고 덧붙였다.
고 전 사장은 “1월 초에 한동훈 위원장에게 전화가 와서 청년의 미래 문제라면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며 “그 이후로도 강연 때문에 지방에 내려가있을 때마다 몇 번 전화가 왔고, 상당히 놀랐다”고 회상했다.
한 위원장의 제안을 어렵게 수락한 고 전 사장이 기업계를 떠나 세운 목표는 뚜렷하다. 그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출근하게 된다면 한강에 깨끗한 물을 한바가지 붓는 심정으로 출근하겠다”며 “청년의 미래, 중소·중견기업 경쟁력 강화, 소프트웨어(SW) 산업 경쟁력 강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 네 가지 주제를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제 3주의 시간이 흐르면 고 전 사장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난다. 기업에서 한차례 ‘고지’에 올랐던 그가 정치란 새로운 세계에서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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