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킬’ 논란 휩싸인 황대헌 “고의 아니었다”…박지원은 목 보호대+붕대 착용한 채 귀국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불거진 ‘팀킬’ 논란의 중심에 선 황대헌이 고의성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또한 이틀 연속 황대헌의 반칙으로 박지원이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팀킬’ 논란이 일었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황대헌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표츌했으나, 심판진의 페널티 선언으로 그의 금메달은 취소됐다.
18일 진행된 남자 1000m 결승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당시 황대헌에 이어 2위로 달리던 박지원은 3바퀴를 남기고 인코스로 파고들었다. 선두를 내준 황대헌은 손을 이용해 박지원을 밀쳤고, 박지원은 중심을 잃고 대열에서 이탈하며 넘어졌다. 결국 박지원은 레이스를 이어가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를 포기했다. 심판진은 이번에도 황대헌의 반칙을 선언하며 페널티를 부여했다.
귀국 후 취재진 앞에 선 황대헌은 충돌 상황에 대해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다. 시합을 하다 보면 충분히 많은 상황이 나온다. 변수가 많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반칙) 대상이 대한민국 선수고, (박)지원이 형이어서 매우 마음이 안 좋다.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박지원을 향한 계속된 반칙이) 절대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니 너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쟁하다 그런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1000m 결승이 끝나고 아직 두 선수가 나눈 대화는 없다고.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황대헌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 경쟁했다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면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재정비 해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이어 박지원은 황대헌이 직접 사과했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월드컵 세계 랭킹 종합 1위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를 두 시즌 연속 수상했던 박지원은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권이 걸린 이번 대회에 기대를 품고 출전했지만,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가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서는 오는 4월 펼쳐지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러야 한다.
박지원은 “중요하다고 간절하게 준비하기보다는 지금처럼 꾸준하게 열심히 하겠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타는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편 여자 쇼트트랙의 기대주 김길리는 이번 대회에서 환하게 빛났다. 그는 여자 1500m에서 우승하고 10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차기 시즌 국가대표에도 자동 선발됐다.
금의환향한 김길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뛰지 않는 대신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간으로 삼겠다”며 “ISU에서 가장 큰 대회인 만큼 1등으로 골인했을 때 기분이 매우 좋았다.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이뤄 만족스럽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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