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하나 바뀌니까”…차바이오텍,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순풍'
임상 대상 확대 등 치료 기회 열려…파이프라인 상업화 속도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차바이오텍(085660)의 세포치료제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 2월 국회에서 '첨단 재생의료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생법) 개정안이 통과돼 치료 기회가 늘어나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20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대체 치료제가 없는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허가 전 약물이 필요한 환자 수요에도 불구하고, 법적 한계에 막혀 연구 목적으로만 약을 써야 했다.
이에 임상연구에 참여하지 못한 환자들이 세포·유전자 치료를 받기 위해 일본으로 가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내년 2월께 개정안이 시행되면 환자들은 임상연구에 참여하지 않고도 국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차바이오텍은 이러한 변화에 직접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의 실사용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함과 동시에 치료 서비스 제공을 통한 매출까지 확보할 수 있다.
강재선 차바이오텍 임상운영실 상무는 "개정 첨생법이 시행되면 의약품으로 정식 허가를 받기 전이라도 간암, 재발성 교모세포종 등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세포치료제 개발…면역 항암치료 'CBT-101' 속도
차바이오텍은 배아∙성체줄기세포부터 면역세포까지 질환별로 적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셀 라이브러리(Cell Library)를 갖추고 20년 넘게 세포치료제를 개발해 왔다. 미충족 의료적 수요가 많은 질환을 중심으로 치료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차바이오텍의 주요 파이프라인 중 NK 세포치료제 'CBT-101'이 대표 유망주다. 간암과 교모세포종 등 고형암 치료를 목표로 하는 CBT101은 2022년에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했고 다음 단계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차바이오텍은 연구자 임상 결과를 통해 환자의 대부분이 4개월 안에 사망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은 재발성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CBT101을 투여, 일부 환자가 8년 이상 생존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환자 14명에게 CBT101을 투여한 결과, 50%인 7명의 환자가 2년 이상 생존했다. 또 치료가 끝난 후에도 효과가 장기간 유지돼 14명의 환자 중 4명은 2~7년간 병이 진행하지 않았다.
간암 환자 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3명의 환자에게서 암세포가 사라지는 완전 관해가 나타났다. CBT101은 간암, 난소암, 위암 등에서의 전임상연구를 통해 다양한 고형암 적응증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쇼그렌 증후군' '아셔만 증후군'…약 없는 희귀질환 치료에 희망
차바이오텍은 탯줄 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한 희귀질환 치료제에도 집중한다. 장경호 차바이오텍 임상개발실 상무는 향후 R&D 계획과 관련해 "쇼그렌 증후군, 아셔만증후군에 대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보유한 탯줄 유래 줄기세포 치료제 코드스템(CordSTEM)은 전임상시험에서 쇼그렌 증후군 마우스 모델 투여 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쇼그렌 증후군은 인체 내에서 수분을 생성하는 샘이 파괴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으로 근본적 치료제가 없다.
코드스템은 아셔만 증후군 유발 마우스를 대상으로도 효능을 나타냈다. 아셔만 증후군은 상처 난 자궁내막 조직이 거친 흉터로 변질되어 불임, 습관성 유산, 무월경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전임상시험에서 아셔만 질환 유발 마우스는 전혀 임신이 되지 않았지만, 코드스템을 주입한 마우스는 임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더욱이 1회분만으로 출산한 새끼 수도 증가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보였다.
차바이오텍은 이러한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임상 개발 속도를 낼 예정이다. 난소기능부전 세포치료제 '코드스템-POI'의 경우 올해 내로 임상에 돌입하고, 환자 치료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한다.
나혜정 차바이오텍 허가 및 품질 담당 상무는 "개정된 첨생법이 시행되면 차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세포치료제를 활용해 중증·희귀·난치병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임상과 사업화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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