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서울 '학전소극장' 폐관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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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많은 언론사들이 서울의 대학로를 중심으로 공연예술계에 무척이나 가슴 아픈 소식을 전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학전소극장이 '아침이슬' 김민기 대표의 건강 악화로 폐관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개인적 헌신으로 33년을 버티던 대표의 건강 문제가 겹치자 폐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대전에도 학전소극장처럼 폐관을 모두가 안타까워할 만큼 사랑받는 소극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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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많은 언론사들이 서울의 대학로를 중심으로 공연예술계에 무척이나 가슴 아픈 소식을 전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학전소극장이 '아침이슬' 김민기 대표의 건강 악화로 폐관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예고한 대로 며칠 전인 개관 33년을 맞는 15일 폐관했다.
1991년 3월 15일 개관한 학전소극장은 학전(學田)이라는 이름 그대로 문화예술계 인재들의 배움의 터전이었다. 학전에서 길러낸 가수는 200여 명, 배우는 7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소극장의 모범이자 살아있는 전설의 경지에 있다고 믿던 학전소극장마저 경영난에 시달려 부채를 안게 됐다. 개인적 헌신으로 33년을 버티던 대표의 건강 문제가 겹치자 폐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소극장 뮤지컬'의 상징인 '지하철 1호선'을 필두로 연극 '의형제'를 비롯해 수많은 명작들을 만들어 내고, 인력을 키워내 온 배움의 터전이 한 세대를 넘기지 못하고 설립자의 헌신이 어려워지자마자 문을 닫아야 하는 문화강국의 현실이 가슴 아프다.
대전에는 '문화예술의 거리'가 있다. 이 동네를 문화예술의 거리로 지정한 이유는 대충 짐작이 가지만, 원도심에서 들을 수 있는 얘기는 어느 갤러리가 문을 닫았고, 어느 소극장이 폐관했고, 북카페가 정리 중이라는 소식뿐이었다.
학전소극장도 문을 닫는 현실에서 대표들과 단체들의 경영 역량만을 탓할 수는 없다. 민간 소극장을 포함한 문화공간들은 예술인들에게는 창작의 산실이고 시민에게는 문화향유의 플랫폼이다. 민간의 소유이지만 공공성이 짙은 문화기반시설인 것이다.
대전에도 학전소극장처럼 폐관을 모두가 안타까워할 만큼 사랑받는 소극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곳에서 다양한 도전과 실험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새로운 청년 예술가가 성장하고, 때로는 주목받는 작품들이 나오기도 하는, 배움과 성장의 못자리가 됐으면 한다.
공공의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문화 실핏줄의 역할을 하는 민간 문화공간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실핏줄이 건강하게 살아 움직일 때, 원도심도 살아날 것이다.
문화예술의 거리의 체면을 세우고, 이를 통해 문화예술로 행복한 대전을 만들어가는 데 대전시와 예술계, 시민들이 지혜와 힘을 모으자.
이희진 지역문화정책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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