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글로벌 투자기준' ESG경영, 지속가능 기업이 살아남는다

이남의 기자 2024. 3. 2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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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뉴노멀 경영 트랜드 ESG①] 블랙록, ESG 용어 빼고 청정에너지 회사 인수… 대체투자 확대
[편집자주] 환경(E)과 사회(S), 지배구조(G) 가치를 중시하는 'ESG 경영'이 화두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ESG를 최우선 투자원칙으로 삼았고 ESG가 글로벌 기업의 핵심 경영 축으로 자리잡았다. 유럽연합(EU)가 확정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은 2년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금융권은 국제지속가능성 기준위원회(ISSB)의 글로벌 논의 등 ESG 흐름에 발맞춰 ESG공시 기준 마련에 속도를 낸다. '한국 경제혈맥' 금융회사는 매출과 순이익 등 재무적 요소를 넘어 친환경(환경보호)·사회적 책임 경영·지배구조 개선 등 ESG 리딩금융그룹으로 변신을 시작했다. 20돌을 맞은 ESG, 거스를 수 없는 경영 트렌드를 분석하고 금융회사의 ESG 경영 발자취를 따라 가본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글로벌 투자기준' ESG경영, 지속가능 기업이 살아남는다
② 탄소중립 시대… KB금융의 '벌꿀 프로젝트' 나비 효과는
③ '뚝' 그친 아기울음 다시 커진다… 저출산 팔걷은 금융사들
④ '쉬는 청년 41만' 금융, 일자리 늘리고 청년 꿈 키운다

기업의 비재무적 지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기업의 ESG 경영을 투자에 반영한다고 공언했고 주주서한에 ESG는 주주와 회사가 상호 유익한 관계를 추구할 수 있는 자본주의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ESG용어를 사용하는 대신 지속가능성과 탈탄소화를 추구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ESG 대표 사례로 꼽히는 태양광과 배터리 저장 프로젝트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투자에 수십억 달러를 베팅했다. 환경부문에서 탈석탄, 즉 화석 연료를 대체할 청정에너지와 셰일오일 회사를 인수하는 직접 투자 방법이다.

블랙록은 친환경 에너지 투자에 세계로 넓혔다. 지난해 8월 블랙록은 뉴질랜드와 20억 뉴질랜드 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친환경 에너지 투자 기금을 조성했고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만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뉴질랜드 넷제로 펀드'도 조성한다.

뉴질랜드와 블랙록은 이 펀드를 기반으로 다른 연기금이나 민간 부문 투자를 받아 풍력·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래리핑크는 "인프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가장 흥미로운 투자 기회 중 하나"라며 "블랙록은 새로운 인프라 기술과 프로젝트에 금전적 인센티브를 지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년 전 탄생한 ESG, 30조 달러 기후 요인에 초점


ESG는 2004년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대 요소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블랙록이 2020년 ESG 기업에 주로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ESG 경영이 전 세계적으로 급물살을 탔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국내에선 2021년 ESG경영이 확산됐고 산업과 금융권 CEO 발언에 ESG 용어가 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기업 생존이 어려운 절체절명 위기가 닥쳤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커지면서 신재생에너지 설비 도입의 필요성도 줄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에 따르면 ESG규모는 2012년 13조3000억달러에서 2020년 35조3000억달러까지 늘었다가 2022년 30조3000억달러로 5조달러 감소했다. 이제 ESG 경영은 기업의 비재무적 지표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 보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항목들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블랙록이 지난 1월 발간한 '투자 스튜어드십(Investment Stewardship) 지침'에 따르면 블랙록의 투자 순위로 ▲경영진의 퀄리티 ▲재무탄력성 ▲재무적 가치 창출에 따른 인센티브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기후와 자연 자본을 제시했다. 특히 마지막 조항에서 기후 요인이 기업의 재무·실적 전망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 시 고려한다고 강조했다.


ESG공시 기준 초안 공개… '스코프3' 면제 기한 관심


ESG의 가장 큰 축인 환경은 국내외 공시규제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부분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상장 기업에 직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을 승인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ESG공시 기준 초안을 공개한다. 글로벌 공시 기준을 기반으로 국제적 정합성을 갖추고 국내 산업 구조와 기업 여건을 충분히 반영해 기업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산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40여곳이 의무화 대상이며 이후 순차적으로 전체 상장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핵심은 해외 법인을 비롯해 기업의 공급망 전체로 범위를 확장한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 규제 '스코프3'의 면제 기한이다.

정부는 2026년 공시 제도 도입 후 스코프3 공시 면제 기한을 3년으로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기준안이 도입 첫해 공시 요건에서 빼주는 것을 고려하면 완화된 조건이다.

스코프3 범위는 국내외 생산기지와 제품 유통망, 협력업체까지 아우른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측정 기준은 국제 표준인 GHG 프로토콜을 원칙으로 삼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기업의 공시 부담을 줄이기 위해 ESG공시 도입 시점을 2025년에서 2026년 이후로 미룬 바 있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초대위원인 백태영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ESG 공시에서 자연과 기후를 아우르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ESG 공시가 미흡하면 투자 대상에서 제외될 정도로 투자 판단의 주요 척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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