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화이팅!" 동탄 출근길 차들이 멈췄다…"1위로 역전할 것"

화성(경기)=박소연 기자 2024. 3.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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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빅매치 르포] 경기 화성을③-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9일 동탄IC 진출로 병목지점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화이팅!"

19일 오전 8시, 흐린 날씨 탓에 더 칙칙한 출근길 도로를 깨우는 사람이 있다. '개혁오렌지'색 당복을 입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동탄 IC 진출로의 병목 지점에서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연신 손을 흔들고 허리를 굽혔다. 이 지점은 동탄2신도시 주민들이 경기도 용인 방면 등으로 출근하기 위해 지나게 되는 곳이다.

도중에 비가 내려 우비까지 입었지만 이 대표는 싱글벙글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자신을 향해 오는 유권자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차량마다 앞유리에 다가가 손을 흔들고 눈인사를 하고 "화이팅"을 외쳤다. 청년 정치인다운 패기와 재기발랄함을 강조한 맞춤형 유세 방식이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9일 동탄IC 진출로 병목지점에서 출근인사를 하던 중 한 운전사와 '엄지척'을 주고받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주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이 대표의 사진을 찍으려고 차량의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차창을 내려 손을 흔들거나 같이 고개숙여 인사해 주는 주민들이 많았다. '이준석 화이팅!'을 함께 외치거나 '엄지척'을 하는 이들, 이 대표와 손뼉을 마주치고 가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핫팩을 건네주는 이도 있었다.

한 트럭 운전자는 아예 이 대표가 서 있는 병목지점에 차를 잠시 주차하고 이 대표에게 유세 방법을 조언하고 가기도 했다. 옆 도로 반대 방향 차량에서 이 대표를 알아보고 소리쳐 응원을 건넨 이들도 있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9일 동탄IC 진출로 병목지점에서 출근인사 도중 차량에서 내린 한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화성을은 '베드타운'의 특성상 아침 7시부터 9시쯤까지 출근자들이 일제히 동탄을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 대표는 출근인사와 퇴근인사에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다. 이 대표가 출근인사를 끝내고 도보로 이동하는 중에도 운전 중이던 한 30대 후반 남성이 이 대표를 목격하고 차를 골목에 댄 뒤 사진을 함께 찍었다.

그는 "젊은 마인드가 너무 좋다. 저도 국민의힘에 있다가 같이 나왔다(탈당)"고 했다. 그는 "제 나이대 친구들은 이준석 대표를 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저보다 나이가 많은 연령대의 경우는 조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출근인사를 마친 이 대표는 "돌아다녀 보면 압도적인 호응이 있다"고 전했다. 이준석 캠프는 4·10 총선 화성을 대진표가 확정된 후 처음으로 발표된 여론조사에 고무됐다. 한길리서치가 인천일보·경인방송 의뢰로 지난 15~16일 화성을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를 실시한 결과 이 대표 지지율은 23.1%로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46.2%)에 이은 2위로 나타났다. 비록 오차범위 안이지만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20.1%)를 제친 것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9일 출근인사 후 이동하다 한 주민 요청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이 대표는 "제가 3당으로 선거를 치러봤다. 바른미래당으로 노원병에서 11% 여론조사가 나왔다가 15일 뒤 27%가 나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총선까지 남은 22일 동안 역전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해야 한다. 당연히"라고 했다. 이 대표측 관계자는 "공 후보 표 10%만 더 가져오면 되는 거다. 20%p 차이라지만 저기서 한 표를 뺏는 게 두 표를 뺏는 효과이기 때문"이라며 "2등, 3등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호의적인 여론만 있는 건 아니다. 동탄역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이준석이는 괜찮은데 주변이 그러니까 못 밀어주겠다. 아무래도 당이 걸린다"고 했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주민 6명 중 5명이 "누구에게 표를 줄지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대표가 갑작스레 등판하면서 민심이 요동치는 것으로 보인다.

화성을은 지역 주민 평균 연령이 34.7세로 젊고 지역민들이 이곳에 이주한 지 6~7년 내외라 지역내 오랜 조직, 소모임, 향우회 등이 드문 편이다. 이에 이 대표는 온라인을 통한 화제성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의 출근인사 사진이 아파트 커뮤니티나 단체카톡방에 빠르게 전달되며 퍼지는 '바이럴 효과'를 적극 활용하는 식이다.

동탄역 인근 한 대형 건물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공영운 민주당 후보의 선거사무소가 함께 입주해 있다. /사진=김도현 기자

이 대표의 이날 두 번째 일정은 이 지역구 현역인 이원욱 의원과 함께하는 화성시어린이집 연합회 간담회였다. 이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의 불평등한 환경,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어린이집 CCTV 설치의 부작용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 참석자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선생님들이 억울하게 피의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입법을 요청하면서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은 좀 구태의연한 정치를 하니 기존 틀에서 접근하라고 하고, 개혁신당은 기존의 틀을 확 무너뜨리고 확실히 개혁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이 의석 수가 많아져서 각 상임위에 의원들이 배치돼 있으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의원도 "개혁신당 20석이 만들어지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유의미한 의석 수를 만들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원욱 의원이 19일 이 대표의 선거사무소에서 화성시어린이집 연합회 간담회를 진행 중이다. /사진=박소연 기자

이 대표는 간담회를 마치고 "동탄은 기득권이 없는 정치문화다. 오래 거주했다고 해도 6~7년 전에 생긴 동네이기 때문에 과거보다 미래를 많이 얘기한다. 앞으로 어떻게 되길 바란단 얘기를 많이 해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3당으로 2위 했다는 여론조사 발표 후 확실히 오늘 분위기가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정권심판에 여러 방법이 있는데 거대야당을 만들어줄 수도 있지만 바른 소리를 많이 하고 정면으로 맞서다가 쫓겨나기까지 했던 제가 가진 상징적 의미도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 한 명 더 당선된다고 해서 큰 고민을 하지 않겠지만 이준석이 동탄 주민 선택으로 국회에 진입하면 긴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위로 역전할 전략에 대해 "동탄의 문제를 어떤 당의 중심에서 다룰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거대 양당 후보가 당선된다 한들 동탄의 문제가 최고위에서 다뤄지지 않을 것이지만, 개혁신당은 동탄 주민들이 관심 가질 만한 문제를 계속 언론에 등장하도록 할 수밖에 없는 운영을 가진 정당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양당이 이재명 방탄, 김건희 방탄 할 때 우리는 동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화성시를 교육 특화지구로 지정하는 특별법' 제정을 대표 공약으로 내놨다. 소극적 의무교육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는 '책임교육제'를 통해 한 번 뒤처진 학생에게도 기회를 부여하겠단 것이다. 이 대표는 화성정에 출마하는 이원욱 의원과 함께 교통, 문화·의료, 교육 분야까지 TCE 3(Traffic, Culture&medical, Education) 허브 구축을 위한 공동공약도 발표하고 있다.

◇경기 화성을은?

경기 화성을은/그래픽=조수아

경기 화성을은 전통적으로 진보 정당이 강세를 보여왔지만,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가 출사표를 내면서 격전지로 새롭게 떠오른 지역구다.

화성을로 분구되기 전부터 화성시는 13대 총선 때부터 민주당 계열이 우세를 보였다. 15대 총선 당시 박신원 자유민주연합 후보가, 2007년 재보궐선거와 18대 총선에서 고희선·박보환 한나라당 후보가 각각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됐다.

이 지역구에서 18대부터 내리 3선을 지낸 비명계(비이재명계) 이원욱 의원이 지난 2월 개혁신당에 입당한 뒤 화성을 출마를 선언했는데, 분구가 확정되면서 화성정으로 옮겼다. 이후 이 대표가 화성을 출마를 선언, 관심 선거구로 급부상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영입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화성을에 전략공천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영입인재이자 동탄 10년 거주자인 한정민 삼성전자 연구원을 깜짝 전략공천, 맞불을 놨다. 한 연구원은 1984년생으로 이 대표(1985년생)보다 한 살 많다.

화성을은 동탄2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최근 급격히 늘어난 지역으로, 토착민이 아닌 신규 유입 주민들이 많다는 특징을 지녔다. 첫 입주를 시작한 지 7년도 되지 않은 젊은 지역구다. 평균연령이 34.7세로 전국 254개 선거구 중 가장 낮고, 전국 평균(44.9세)보다 10세 이상 낮단 점도 이번 총선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경기)=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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