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심에 더 민감해야”…최재형 “대통령실 전면 쇄신을”
한 “정리할 필요, 입장 변화 없다” …대통령실은 침묵
국민의힘에서는 19일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거취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터진 용산발 악재가 해소될 조짐이 없자 마음이 다급해진 수도권 후보들이 중심이 돼 대통령실을 이틀째 압박한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입장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민심 추이에 따라 이 대사와 황 수석 거취 문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소모적 정쟁으로 총선 앞 다른 이슈보다 이런 것에 관심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말씀드린 것이고 제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더 민감해야 한다는 제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이 대사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즉각 소환 통보를 해야 하고, 이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수석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형 의원(서울 종로 후보)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라는 대의를 위해 우리 당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의 교체부터 시작해 즉각적인 대통령실의 전면 쇄신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지금은 이종섭 대사를 조기 귀국시키고, 황상무 수석을 경질하는 지엽적인 것이 아니라 전면적인 혁신으로 위기에 서 있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할 시기”라고 했다. 최 의원은 “순자는 ‘민심은 물과 같아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고 했다”며 “그만큼 민심이 중요하다. 내가 아무리 옳다고 생각해도 ‘국민이 아니라 하면 아닌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고 했다.
김경진 전 의원(서울 동대문을 후보)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대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 범죄, 또 조국 전 장관 범죄 문제에 대해서 단호하게 수사했던 과거 흐름을 보면 국민께서는 비교를 하시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 후보)은 SNS에서 대통령실을 향해 “살을 내주더라도 뼈를 취하는 육참골단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기자들에게 “수도권 민심이 아주 심각할 정도로 이반되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는 민심의 따가움을 제대로 인식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희숙 전 의원(서울 중·성동갑 후보)도 “매일매일 중도층 주민의 마음이 냉담해지는 게 느껴진다”며 “나라의 미래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두 분(이 대사, 황 수석)의 자발적인 사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 후보)도 “지금은 국민 눈높이를 따를 때”라고 했다.
당정이 이 대사와 황 수석 거취를 두고 갈등을 표출한 것에 더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 친윤석열(친윤)계 이철규 의원이 한 위원장을 향해 불만까지 드러내면서 갈등 국면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날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전날 공수처와 공방을 벌이고, 황 수석 자진 사퇴 보도를 즉각 부인했다. 한 위원장도 윤 대통령 압박 수위를 높이지 않았다.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하면서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당정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총선을 앞두고 공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변수는 여론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민심을 이기지 못하고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대통령실 내부에서 조심스레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기를 보시지 않겠나”라며 “(결국 민심의 흐름에 따라) 결단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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