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국채금리 뚝…뒷심 발휘한 엔비디아[월스트리트in]
차세대 칩 발표한 엔비디아, 상승 반전
FOMC 금리인하 전망 불확실성은 여전
‘증시 수비수’ 유가, 이틀째 상승…인플레 우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연일 치솟던 국채금리가 다시 뚝 떨어지면서 투심이 살아났다. 최근 인플레 고착화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를 보다 더 느리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었지만, 올해엔 결국 ‘피벗’에 나설 것이고 금리인하가 더딜 경우 경제가 더욱 위축 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금리를 빠르게 내릴 것이라는 희망이 일부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3% 상승한 3만9110.76을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도 0.56% 오른 5178.51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0.39% 상승한 1만6166.79에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만 해도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국채금리가 뚝 떨어지면서 상승 전환했다. 오후 4시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5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95%를, 연준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4.7bp 떨어진 4.689%를 기록 중이다. 30년물 국채금리도 2.6bp 하락한 4.44%를 나타내고 있다. 월가에서는 10년물 국채금리가 4.35%를 넘어설 경우 주식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은 3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향후 금리인하 시기 및 인하 폭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지난 2월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조짐이 나오면서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59.5%를 나타내고 있다.
세테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진 골드먼은 “연준이 수요일에 우리를 놀라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남아 있다”며 “세 차례의 금리 인하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향후 정책 방향은 들어오는 데이터에 달려있다는 점을 시장에 상기시킬 것”이라며 “연준은 물가전망치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시킬 수 있다”고 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자산배분 분석가인 크리스찬 뮬러-글리스만은 “미국의 중대한 금리 충격이 없는 반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1.07% 오른 893.98달러에 마감했다. 장 초반 850달러까지 흘렀지만, 엔비디아의 성장 가능성 기대감이 뒤늦게 살아났다. 엔비디아는 전날 콘퍼런스 GTC (GPU Technologh Conference) 2024’를 열고 차세대 AI 칩 ‘B(블랙웰·Blackwell)100’을 공개했다. 블랙웰은 2080억개 트랜지스터로 구성돼 있다. 800억개의 트랜지스터로 이뤄진 기존 H100 보다 연산속도가 2.5배 빨라졌다. 기존 H100은 칩당 2만5000달러~4만달러에 달하는데, B100은 5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보통주 20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공모한다는 소식에 8.96% 급락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220억달러 규모의 주식 200만주를 공모에 나서고 이에 따라 총 발행주식은 5860만주로 늘어난다. 주식 물량이 늘어나면서 주가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에 투자자들은 우려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공모자금을 영업활동 지원에 쓸 예정”이라며 “재고 구매, 제조능력확대, 연구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FRA리서치의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최근 시장 랠리 이후 건전한 시장 소화과정은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며 “AI 혁명은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하락세는 오히려 최근 상승세를 약간 소화한 것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주식 거래 담당 전무이사인 마이클 제임스는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투심이 개선됐다”면서 “올해초부터 이어져 온 전반적인 강세 기조는 계속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시 수비수’ 유가는 계속 상승…인플레 우려↑
다만 국채금리와 증시 수비수 역할을 하는 국제유가는 연일 오름세를 보이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유가는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75센트(0.91%) 오른 배럴당 83.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상승세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원유 정제 시설 공격에 따른 공격 축소 우려, 예상보다 강한 중국의 경제 지표에 따른 수요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달러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8% 오른 103.83을 기록 중이다. 달러·엔 환율은 전거래일 배디 1.15%나 오른 150.88엔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8년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지만, 완화적 금융환경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에선 실망한 모습이 역력했다. 마이너스 금리 해제 및 수익률곡선(YCC) 폐지가 상징적인 ‘피벗’에 불과했다는 평가다.
유럽지수도 일제히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26% , 프랑스 CAC40지수, 독일 DAX지수도 각각 0.65%, 0.31% 올랐다. 영국 FTSE100지수도 0.2% 상승 마감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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