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 전원규 ‘으쓱’ 부진한 양승원 ‘씁쓸’

희비 갈린 경륜 슈퍼특선급 기대주들
지난해 양승원 쫓던 전원규 전세역전
“내친김에 2인자 자리까지 노려볼만”
자리 싸움에서 어려움 겪는 양승원
전체 성적 3위에 오른 지난해와 대조

슈퍼특선급 전원규(왼쪽)와 양승원. 전원규는 지난해 양승원에 뒤졌지만 올해 8연승을 거두며 9회차 기준 전체성적 2위에 올라있다. 양승원은 지난해 전체성적 3위, 상금순위 4위 등 여러 지표에서 라이벌 전원규에 앞섰지만 올해는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슈퍼특선급의 기대주 전원규(23기, 동서울)와 양승원(22기, 청주)이 올해 초반 엇갈리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해 막판까지 경정 대표 강자인 임채빈, 정종진에 이은 경륜 삼인자 자리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당시는 양승원이 전원규를 근소하게 앞섰다. 양승원은 지난해 총 61회 출전해 1착 38회, 2착 13회, 3착 5회로 승률 62%, 연대율 84%, 삼연대율 92%를 기록하며 전체성적 3위에 올랐다. 이에 비해 전원규는 총 59회 출전에 1착 39회, 2착 7회, 3착 6회로 승률 66%, 연대율 78%, 삼연대율 88%를 올리며 전체성적 5위에 올랐다.

상금순위도 양승원은 4위, 전원규는 8위를 했다. 7번의 맞대결에서도 양승원이 그중 5회를 승리했고, 지난해까지 역대 상대 전적도 21승 10패로 양승원이 우위였다.

그런데 2024년에 들어서면서 양승원의 초반 부진과 전원규의 8연승이 맞물리며 판도가 확 바뀌었다. 지난해 전원규는 상반기 왕중왕전과 연말 그랑프리 경주에서 각각 차체 고장과 실격으로 예선 탈락했다. 하지만 올해 전원규는 첫 시합이었던 광명 2회차를 3연승으로 시작했다. 단연 돋보인 경주는 1월 14일 정종진과의 맞대결이었다. 지난해 4월 경주에서 정종진의 선행을 막아내며 우승한 데 이어 이번에도 악착같이 쫓아가며 역전을 노렸고, 결국 둘의 대결은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동시착 우승이 되었다.

전원규는 2월 24일 스포츠서울배 대상 경륜 준결승에서 정종진을 다시 만나 지난해 4월과 같은 작전을 선택했다. 정종진이 선행에 나서자 재빠르게 따라잡았고, 여유 있게 정종진을 따돌리며 8연승에 성공했다. 다음날 열린 대상 경륜 결승에서도 정종진을 밀어내고 임채빈, 정해민에 이어 3위에 올랐다. 9회차 기준으로 전체 성적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올해 광명 3회차 경주 출전으로 시작한 양승원도 금요일 경주에서는 추입으로 승리하며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다음날 상남팀 박병하, 성낙송을 상대로 선행을 감행하다가 박병하에게 덜미를 잡히더니, 일요일 결승에서도 성낙송에게 몸싸움에 밀리면서 4위로 처졌다. 5회차에 출전한 양승원은 금요 경주에서는 무난하게 추입으로 승리를 챙겼으나, 토요일에는 최종근에게 덜미를 잡혔고, 일요일 결승에서는 전원규에게 밀려 6위에 그쳤다.

스포츠서울배 대상 경륜에서는 예선에서 양승원은 임채빈에게 밀려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어지는 토요 경주에서는 정정교에게 뒤졌고, 일요일 경주에서도 2착에 그쳤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주 금요일과 토요일 추입과 젖히기 기술로 1위를 하며 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예상지 ‘경륜박사’의 박진수 팀장은 “전원규는 내친김에 정종진을 위협하면서 2인자 등극을 욕심내도 될 만큼 올해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며 “반면에 양승원은 지난주 회복세를 보였지만 일요일 결승에서 자리싸움에 어려움을 겪다 4위에 그치는 등 아직 지난해와 같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김재범 스포츠동아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