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습니다 엔비디아”…레버리지 ETF에 베팅하는 개미

원다연 2024. 3. 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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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급등세를 이어온 엔비디아 주가가 최근 주춤한 흐름이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에 기대를 걸고 레버리지(차입)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비율이 더 커진 ETF를 국내 투자자들도 순매수하며 엔비디아 추가 상승에 베팅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또 다른 엔비디아 레버리지 ETF인 '티렉스 2X 롱 엔비디아 데일리 타겟 ETF'(NVDX)도 1677만달러(224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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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달 엔비디아 가장 많이 순매수
수익률 2배 추종 레버리지 ETF에도 몰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의지 밝힌 엔비디아
"응용 분야 확장 기대, AI 대장주 지위 확고"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연초 이후 급등세를 이어온 엔비디아 주가가 최근 주춤한 흐름이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에 기대를 걸고 레버리지(차입)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상승세에 다시 불을 붙일 계기로 주목받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GTC 2024) 전반부에 대해 시장은 다소 밋밋한 반응이지만, 인공지능(AI) 대장주로서 가치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더 오른다” 레버리지 ETF 사들인 서학개미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엔비디아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 기간 엔비디아를 5억895만달러(6809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이는 2순위 순매수 종목인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레티지(1억4440만달러)보다 3.5배 넘게 많은 규모다.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레버리지 종목에도 집중 투자했다. 엔비디아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X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를 최근 한 달 1억642만달러(1423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애초 1.5배 레버리지로 상장한 해당 ETF는 지난 1월 2배 레버리지로 변경했다. 레버리지 비율이 더 커진 ETF를 국내 투자자들도 순매수하며 엔비디아 추가 상승에 베팅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또 다른 엔비디아 레버리지 ETF인 ‘티렉스 2X 롱 엔비디아 데일리 타겟 ETF’(NVDX)도 1677만달러(224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이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급증에 수혜를 받으며 올 들어 주가가 급등했다. H100과 같은 서버용 AI 칩 판매가 늘면서 엔비디아의 작년 4분기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09% 급증했다. 이에 작년 말 500달러에 못 미쳤던 주가는 지난 7일(현지시간) 926.69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 이어 시총 순위 3위까지 올라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의지…“AI 대장주 지위 확고”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고점 우려에 주가는 800달러 선으로 내려섰음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특히 21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되는 GTC 2024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대 AI 개발자 컨퍼런스로 꼽히는 GTC에서 매년 엔비디아의 주요 제품과 전략적 방향성이 발표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첫날인 18일 기조연설을 통해 새로운 주력 AI 칩인 ‘블랙웰(B200)’을 공개했다. 블랙웰은 2080억개 트랜지스터로 구성돼 기존 H100(800억개)보가 2.5배가 늘었다. 젠슨 황 CEO는 “현세대 GPU보다 2배 강력하고, 챗GPT와 같은 AI모델이 응답을 생성하는 데 걸리는 추론 시간이 5배 빨라지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블랙웰이 단순한 칩이 아닌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에서 신제품 블랙웰의 제품군을 제외하면 새로울 것이 없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아쉬워한 모습”이라며 “다만 AI 시장에서 제품과 소프트웨어 모두 경쟁 제품들과 다시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단 점에서 AI 대장주로서의 지위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그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블랙웰의 스펙이 예측돼 왔던 만큼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서프라이즈 요인은 다소 제한적이었다”며 “오히려 AI 가속기 하드웨어의 발전에 따라 향후 구현 가능한 응용 분야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다연 (her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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