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은 우습다…'반포자이'로 불리는 아이돌 포토카드

희귀한 아이돌 포토카드, '반포자이'로 불려
명함 크기 사진 한장이 명품 가격 웃돌기도
'포카 포장'도 규격화… 영상 컨텐츠도 인기
친필 사인 기재 포카 190만원에 거래되기도

[서울=뉴시스] 여자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포토카드를 포장하는 브이로그다 (사진= 유튜브 채널 '연지' 캡처 ) 2024.3.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지윤 리포터 = 아이돌 팬 사이에서 시세가 월등히 높은 포토카드를 '반포자이' 혹은 '반포자이 포카(포토카드)'라고 부른다.

이 용어는 X(구 트위터)를 포함해 아이돌 팬들이 많이 포진된 있는 커뮤니티 상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일반인이 쉽게 입주할 수 없는 '반포자이 아파트와 같이 쉽게 가질 수 없을뿐더러 가격도 그만큼 비싸다는 뜻의 은어다.

[서울=뉴시스] X에 '반포자이'를 검색했다 (사진= X 캡처 ) 2024.3.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반포자이 포카는 앨범 이름과 멤버 이름을 조합해 불리는 다른 포토카드와 달리 고유의 이름이 생성되는 특징이 있다. 팬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재화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반포자이 포카 목록으로 보이는 글이 올라와 아이돌 팬들의 공감을 샀던 적이 있다. 이 게시글에는 '고글 재현(NCT)' '리본 카리나(에스파)' '핫팩 예린(구 여자친구)' '한복 재민(NCT DREAM)'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통해 멤버의 포토카드 착장이나 들고 있는 물건을 응용해 팬들끼리 포카 이름을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포자이 포카는 한정 수량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실거래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 경매와 비슷한 방법으로 거래가 되는데, 판매자가 부르는 값보다 높은 가격을 부르는 팬에게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2021년 미국 매체 'allkpop'은 'BTS 정국의 포카 중 버터 앨범 이벤트로 진행된 버터풀 럭키 이벤트 포카는 한정판 포카로, 이베이에서 경매가 진행되어 약 370만원에 낙찰됐다'며 기사에서 이 사실을 전했다.

일부 포토카드는 명품 가격을 웃돌기 때문에 품질과 포장 상태를 엄격히 따져가며 거래가 이뤄진다.

포토카드 거래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X에서는 거래 시 빛 비춤 인증을 거래 당사자 간 의무화하는 추세다. 형광등 아래에 카드를 돌려가며 스크래치 유무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후 아주 미세한 스크래치도 없는 것을 확인하면 거래가 성사된다. 이렇듯 비싼 포토카드일수록 명품과 비슷한 수준의 엄격한 하자 확인 과정을 거친다.

또한, 포토카드 택배 거래 시 포토카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완충재를 사용하면서도 심미성까지 확보한 포장 방법이 보급됐다.

포장 방법은 콘텐츠화되어 유튜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여자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포토카드를 포장하는 브이로그 영상은 조회수 15만 회를 기록했다.

포토카드의 포장 과정을 간략히 하면 다음과 같다.

포토카드를 먼저 투명 PVC 비닐 안에 넣는다. 그리고 포토카드가 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작게 자른 택배상자의 일부를 포토카드 뒤에 덧댄다. 그리고 조금 더 큰 PVC 비닐로 이를 감싼다. 스티커나 메모지 등 멤버 굿즈를 덤으로 넣는 경우도 많다.

이 과정에 등장하는 포장재도 다양한 재질, 화려한 패턴의 고급 재료로 변화하는 추세다.

[서울=뉴시스] 포카 포장 재료를 추천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사진= 유튜브 채널 'Daily소현' 캡처 ) 2024.3.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포토카드 거래 전용 플랫홈도 등장했다.

'포카마켓'은 판매자가 포토카드의 금액을 선제시해 올려두면 이에 가장 근접한 희망가를 올려둔 구매 희망자와 매칭시켜 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높은 가격에도 '없어서 못 산다'는 말이 돌 정도로 희귀 포토카드에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다.

인기 아이돌의 경우 수만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반포자이 포카'를 소지하고 있는 팬은 '희소'하다. 포카로 '특별한 팬'이라는 존재감을 체험할 수 있어 과감한 지출이 뒤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된 반포자이 포토카드는 남자아이돌 그룹 제로베이스원의 중국 국적 멤버 장하오의 사인 폴라로이드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본 포토카드는 희소가치가 높고 친필 사인이 기재돼 있어 190만 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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