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값 내린 CJ, 식품 인하 도미노 될까

이재윤 기자, 유예림 기자 2024. 3. 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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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B2C(기업 대 소비자) 밀가루 가격을 낮추기로 하면서 다른 식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밀가루 가격 인하가 정부의 국제 밀가격 하락에 따른 제품 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한 것이어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식품들로 확산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밀가루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CJ제일제당이 가격을 낮추면서 대한제분과 삼양사 등 다른 업체도 조만간 인하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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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B2C(기업 대 소비자) 밀가루 가격을 낮추기로 하면서 다른 식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밀가루 가격 인하가 정부의 국제 밀가격 하락에 따른 제품 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한 것이어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식품들로 확산될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분기 국제 곡물가가 전년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며 가공식품 물가가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1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23.5로 예측됐다. 전년 동기(158.8)보다 22%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 2024.03.06.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백기 든 CJ제일제당, 밀가루 소매 가격 평균 6% 인하

1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다음달 1일부터 밀가루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중력 밀가루 1·2.5kg과 부침용 밀가루 3kg 등 3종의 일반 소비자 가격을 평균 6.6%(제품별 3.2~10%, 대형마트 기준) 인하하기로 했다. 이들 제품들은 CJ제일제당 전체 B2C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국내 밀가루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CJ제일제당이 가격을 낮추면서 대한제분과 삼양사 등 다른 업체도 조만간 인하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인하와 관련된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가격을 낮춘 B2C 외에 B2B(기업 대 기업) 밀가루 가격은 개별 기업끼리 협상을 통해 가격을 책정해 계약 시기마다 가격이 조정된다. 이미 고객사에 따라 일부는 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 업계는 밀가루 단가 인하가 가공식품 단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라면과 제과·제빵 등 밀가루를 주 원료롤 하는 제품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식품 업계에선 밀가루 이외에 다른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운송비 등의 비용 부담이 있는 만큼 밀가루 가격이 내렸다고 바로 제품가격을 낮추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CJ제일제당, 밀가루 소매제품 공급 가격 인하/그래픽=이지혜
밀가루가 쏘아 올린 '단가인하'…도미노 효과 일으킬까
밀가루 가격이 낮아지면서, 다른 식재료에 대한 단가 인하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요청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윤 대통령의 지시 하루 만에 설탕 제조 3사의 담합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단가 인하 요구가 전 식재료로 확대 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17.3으로 전달보다 0.7%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7월 124.6 이후 지난달까지 매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도 이를 근거로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세계 식량가격지수를 구성하는 5대 품목인 유지류 가격도 하락 추세다. 식용유 등 유지류 가격 지수는 최근 1년(23개월) 동안 30% 가량 하락했다. 반면 유지류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식용유 가격은 20% 가량 올랐다는 게 정부의 단가 인하 요구의 이유다.

식품 업계는 국제 원재료 가격과는 별개로 제조 비용이 오른 만큼 추가 인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식료품업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1%로 제조업 평균 5.7%에 못미친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비용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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