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하고 뒤집고'…여야, 후보 부실 검증에 '호떡공천' 재연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한주홍 기자 = 4·10 총선 후보 공천 과정에서 여야가 지역구·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취소하거나 번복하는 '호떡 공천' 사례는 여전했다.
사법 리스크나 막말, 과거 이력 논란 등이 공천 취소·번복 이유다.
여야 모두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후보를 바꿨다는 입장이지만, 애초 공직자 후보에 대한 검증이 부실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힘은 20일 기준으로 지역구 후보 5명의 공천을 취소했다.
경기 고양정에 단수공천을 받았던 김현아 후보,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경선에서 승리했던 박일호 후보는 금품 수수 의혹 등 부적절한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공천이 취소됐다.
충북 청주상당 경선에서 이긴 정우택 후보는 돈 봉투 수수 의혹의 파장이 커지면서 공천이 '없던 일'이 됐다.
대구 중·남구 도태우 후보는 5·18 폄훼 발언에, 부산 수영 장예찬 후보는 과거 소셜 미디어에 올린 다수의 부적절한 글에 각각 발목이 잡혔다.
두 후보 모두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이후 공천이 취소됐다.
이후 국민의힘은 김용태(고양정) 후보, 박상웅(밀양·의령·함안·창녕) 후보, 서승우(청주상당) 후보, 김기웅(대구 중·남구) 후보, 정연욱(부산 수영) 후보 등 '교체 선수' 투입을 완료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비례 후보 명단을 공개한 지 하루 만인 전날 과거 '골프 접대' 의혹 등이 드러난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의 공천을 취소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지난 총선에서도 '호떡 공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통합당은 인천 연수을 등의 공천 결정을 뒤집었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도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가 갈등을 겪다가 비례 후보 순번을 조정하는 혼란을 빚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6개 지역구 공천 결정을 번복했다.
민주당은 '목발 경품' 발언의 '거짓 사과' 논란을 빚은 정봉주 후보의 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했다.
강북을은 전략 경선 지역으로 지정됐고, 전날 조수진 변호사가 현역 박용진 의원에게 승리해 공천장을 따냈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은 여성 전략특구로 지정돼 애초 권향엽 후보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
권 후보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의 배우자실장을 지낸 이력 때문에 '사천' 논란이 불거졌고, 민주당은 '경선을 하겠다'는 권 후보의 의사를 수용해 서동용 의원과의 경선이 진행됐다. 결국 권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확정했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손훈모 후보의 경선 부정이 확인돼 공천을 취소했다. 이 자리에는 김문수 후보가 공천됐다.
민주당은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 이개호 후보의 단수 공천을 번복하고 경선에 붙이기로 했다. 경선을 요구하는 해당 지역 예비후보들의 재심 신청을 중앙당 재심위원회가 받아들였으나 결국 경선은 없던 일이 됐다.
서울 서초갑은 기존에 공천한 김경영 후보를 김한나 후보로 교체했다. 본선 경쟁력 등이 교체 사유로 제시됐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비례대표 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서는 시민사회 측 추천 후보의 이력 논란으로 잡음이 일었다.
당초 시민사회 측이 비례 순번 여성 1번에 추천한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은 반미 활동 전력 논란으로, 여성 2번에 추천한 정영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구례군농민회장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반대 집회 참여 논란으로 각각 사퇴했다.
이들이 사퇴한 자리에는 여성 시각장애인인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과 이주희 변호사가 추천됐다.
제3지대 신당에서도 공천이 뒤집힌 사례가 나왔다.
개혁신당은 과거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막말' 논란이 일었던 충남 서천·보령 이기원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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