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혀도 독성분 그대로"… 홍합서 독소 검출

장승포 해역 홍합서 '마비성 패류독소' 초과 검출
조개류, 유독성 플랑크톤 섭취 시 체내 독소 축적
"가열·조리해도 독소 그대로… 채취·섭취 금지"

경남 거제시 장승포 해역의 홍합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마비성 패류독소가 검출됐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홍합의 독성분을 주의해야 하는 계절이 왔다.

20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에 따르면 경상남도 수산안전기술원과 마비성 패류독소를 합동 조사한 결과 경남 거제시 장승포 연안 해역의 홍합(담치류)에서 허용기준인 0.8mg/kg 이하를 초과하는 독소가 검출(2.6 mg/kg)됐다.

봄철에 다량 번식하는 유독성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 조개류나 멍게나 미더덕 같은 피낭류에 축적된 독 성분을 사람이 먹으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마비성 패류독소가 발생하며 발생 시기와 해역은 해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비성 패류독소는 가열하거나 냉동해도 파괴되지 않고 섭취 시 30분 이내에 입술 주위부터 얼굴, 목 주변에 마비 증상이 온다.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근육 마비나 호흡곤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경남 거제시 장승포 외에 대곡리·구조라리, 창원시, 고성군 내포리·외포리 연안에서도 허용기준보다 낮지만 독소가 검출됐다.

해당 지자체에서는 마비성 패류독소가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해역에 대해 패류와 피낭류의 채취를 금지하고 안내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수산물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패류 채취가 금지된 해역에서 다른 패류와 피낭류를 출하하려면 사전 검사를 거쳐 허용기준에 적합한 해물만 출하할 수 있다.

수과원은 앞으로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마비성 패류독소의 발생해역과 허용기준 초과 해역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합동으로 독소가 검출되고 있는 해역과 인접 해역에 대해 주 1회 이상으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최용석 수산과학원장은 "마비성 패류독소는 가열·조리해도 독소가 제거되지 않으므로 허용기준을 초과한 해역에서는 임의로 패류를 채취해 섭취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시중에 유통되는 패류는 사전 검사를 거쳐 안전성이 확인된 해역에서 생산된 것이므로 안심해도 좋다"고 말했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