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특별한 장점과 잠재력 지닌 사람들

김민지 브이드림 대표 2024. 3. 20. 03: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후천적 장애 비율 88.1%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일
재택근무로 열일하는 그들, 역량 존중해주는 사회되길
김민지 브이드림 대표·코리아스타트업포럼 동남권협의회장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 시스템을 만들며 많은 장애인을 직접 만난다.

수천 명 이상의 장애인이 실제 현업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장애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장애인이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평생 낙인찍히고 거부당한 채 살아온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신체적 장애든 심리적 장애든 장애가 있으면 과소평가 되고 간과될 가능성이 크다. 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사회적인 차별로 장애인이 사회적으로 제한을 받을 수 있고, 인식 부족으로 이해와 동참의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

특히 구직 면접에서 조성되는 스트레스는 비장애인 후보도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데, 장애인은 더욱더 불리하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의 책 ‘성공을 이루는 숨은 잠재력의 과학, 히든 포텐셜’에서 고정관념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만 해도 압박감에 놓여 성과를 제대로 못 내게 되고,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확인시켜 주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수학 시험에서 여성이, 언어시험에서 이민자가, SAT 시험에서 흑인이, 인지 능력 테스트에서 노인이, 신체적 장애와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은 각종 시험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접근성 부족으로 건물, 교통수단, 공공시설 등에서 휠체어 이용자나 시각·청각 장애인의 이동이 어렵고, 정보를 얻거나 전달받는 과정과 웹사이트, 앱, 문서 등의 접근성이 미흡한 경우도 있다. 여기에 가구, 욕실 시설, 주택 등의 보편적인 생활용품과 시설이 장애인에게 부적합하거나 불편한 것도 있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접근성 개선, 정보 접근성 향상, 적절한 보조 기구나 시설 제공, 사회 인식 개선 등 다양한 노력과 정책이 필요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주변 장애인이 나보다 컴퓨터를 잘하고 집중력이 뛰어나 무언가를 찾는 게임을 하면 빠르게 찾는 것을 보면서 분명 숨겨진 잠재력이 있어 시스템과 환경만 갖춰지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며칠 전, 여러 사람과의 식사 자리에서 브이드림의 장애인특화 재택근무시스템을 통해 많은 장애인이 현업에서 당당하게 일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원래 알고 있었던 분이 갑자기 “나도 장애인”이라고 커밍아웃을 했다. 놀라서 물어봤더니 2002년 동티모르 내전에 UN군으로 참전했다가 폭발 사고로 국군병원에 오래 있었으며, 옆에 있었던 후임이 그분을 살리려다 죽어 트라우마로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지금까지 장애인이라는 것과 국가유공자 신분이 너무 부끄러웠으며, 직장에서 아무도 모른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데 마음이 아팠다. 멋진 분과 함께 한다는 것이 자랑스러워 나 또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절대 부끄러워하지 말고, 더 당당하게 자랑스러워해야 된다고 말하며 진정한 애국자 덕분에 우리가 있는 것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분은 국군병원에 정말 많은 국가유공자들이 있었고, 많은 군인이 트라우마에 시달려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걸 지켜봤다고 했다. 그래도 그분은 대신 목숨을 잃은 후임을 생각하며 더욱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으로 일어서 국가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이 됐다. 지금도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돕는다고 한다. 국가유공자를 위해 교육과 취업에 신경 써달라고 부탁을 했고, 나는 꼭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이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을 위해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시스템 ‘플립’을 만들었고, 장애 유형별 직군·직무를 세분화해 역량평가를 하고, 현재 300여 가지의 디지털 직무를 수행해 정말 많은 장애인이 좋은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기업에서 인정받은 장애인의 근속률과 정규직 전환율도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편견이 바뀌다 보니 현장에서 근무하는 장애인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대기업과 공공기관까지 시스템을 통해 많은 장애인을 채용했고, 높은 업무 생산성으로 막대한 비용을 아끼는 효과가 확인됐다. 우리가 생각했던 채용 모델은 통했고, 앞으로도 불리한 여건에 놓인 사람을 위해 기회를 창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브이드림은 장애인 구직자별로 장점 세 가지 이상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누구든 특별한 장점과 잠재력이 있고, 기업과 사회에서 인정을 받은 취업자는 자신이 지닌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은 270만 명이고 미등록 장애인을 포함하면 500만 명이다. 이들 중 88.1%가 후천적 장애이다. 우리에게도 갑자기 장애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삶, 더 이상 장애가 장애가 아닌 삶을 꿈꿔본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