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사과값 잡기

이은정 기자 2024. 3. 20.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하루에 사과 한 개를 먹으면 의사를 볼 일이 없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사과가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다 보니 국내 재배지가 조금씩 북상하고 있다.

지난 6일 정부는 3~4월 사과와 대파 등 13개 품목 납품단가와 할인 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434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봄 사과 물량을 싹쓸이 한 유통업체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사과 한 개를 먹으면 의사를 볼 일이 없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그만큼 사람 몸에 좋다는 뜻이다. 건강을 위해 아침 식사는 걸러도 해독 주스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이런 건강 주스에 빠지지 않고 넣는 과일이 사과다. 그런데 사과값이 너무 올라 서민들이 아우성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3.1% 올랐다. 신선과일이 41.2% 급등한 탓이다. 32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사과는 71%나 뛰어 사과값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애플레이션’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사과 가격이 금값이 된 원인으로 이상기후와 병해충이 꼽힌다. 지난해 4~5월 개화 시기에 서리가 내렸고 여름엔 폭우와 폭염이 교차했다. 가을에는 탄저병이 돌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사과 생산량이 평년 대비 30% 줄었다. 올해도 과수나무 꽃이 빨리 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작황 부진이 우려된다. 특히 한반도 온난화가 사과 생산에 영향을 준다. 사과가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다 보니 국내 재배지가 조금씩 북상하고 있다. ‘대구 사과’는 옛말이 됐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현재 추세대로 연평균 기온이 오르면 2100년께에는 강원 일부 지역에서만 사과 재배가 가능하다.

사과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대통령까지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한 마트를 찾아 예산을 대폭 늘려 농산물 가격을 안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의 사과 할인 정책이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다. 지난 6일 정부는 3~4월 사과와 대파 등 13개 품목 납품단가와 할인 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434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에도 과일·채소 유통업체 납품단가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하루가 멀다고 역대 최대 규모 농산물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나 과일값은 요지부동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봄 사과 물량을 싹쓸이 한 유통업체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은 사과값이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할까 전전긍긍이다. 생활물가가 서민생활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유통단계의 담합 행위와 불공정한 관행 차단, 취약계층에 대한 식료품 지원을 포함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춘천 중앙시장에서 사과를 선물 받고 “터무니없는 물가에 서민이 고통받고 있다”며 “이게 바로 정부의 능력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완화하는 데 여야가 따로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은정 논설위원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