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환경 단체의 앞뒤다른 ‘기업 비판’ 집회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SK 본사와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후솔루션이라는 단체가 주최한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 단체는 SK와 포스코 계열사 8곳이 “녹색 프리미엄 요금제를 활용해 온실가스를 감축했다고 광고하는 것은 ‘그린워싱’(친환경적이지 않으면서 친환경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 8일엔 SK와 포스코 계열사가 표시광고법 등을 위반했다며 공정위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이 단체가 문제 삼는 ‘녹색 프리미엄 요금제’는 기업들이 발전 업체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일반 요금보다 더 비싸게 사들이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렇게 모인 자금은 온실가스(GHG) 저감을 위한 재생에너지 재투자 등에 쓰입니다. 기후솔루션은 SK와 포스코가 녹색 프리미엄 요금제를 활용해 온실가스를 줄였다고 지속 가능 보고서에 기재한 것이 ‘그린워싱’이라면서, 발전 회사와 소비 기업이 직접 계약을 맺는 PPA(전력 직접 구매)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치 밭에서 바로 사오는 것만 유기농 채소이고, 같은 밭에서 난 채소도 마트 유기농 코너에서 비싼 가격을 주고 사면 유기농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겁니다.
UN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등도 “최종 녹색 프리미엄 구매 기업이 배출량 감축을 선언하는 것은 RE100(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나 GHG 프로토콜에 부합한다”고 나와있습니다. 또한 기후솔루션이 파트너십을 맺은 RE100 측에서도 녹색 프리미엄을 REC(신재생 공급 인증서), PPA 등과 함께 주요 이행 수단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 비해 재생에너지 여건이 크게 열악한 가운데서도 우리 기업들은 탄소 중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과 국내 산업을 향해 색안경을 끼고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환경단체가 많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글로벌 단체들도 인정한 제도를 두고 국내 환경단체가 무리한 발목 잡기를 계속한다면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이 그들의 진짜 목적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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