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오컬트 장인' 장재현 감독이 밝힌 '파묘' A to Z [인터뷰]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오컬트 장인' 장재현 감독이 신작 '파묘'로 돌아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혜진이 주연을 맡고 장재현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파묘'는 지난달 22일 개봉해 개봉 3일 만에 100만, 4일 만에 200만, 7일 만에 300만, 9일 만에 400만, 10일 만에 500만, 11일 만에 600만, 16일 만에 700만, 18일 만에 800만, 24일 만에 900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파묘'는 2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 18일까지 누적관객수 938만919명을 기록해 10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장재현 감독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이날 장재현 감독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모습으로 '파묘' 제작에 대한 소감, 영화에 대한 자신의 정체성 등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영화를 준비하며 여러 곳의 현장을 다녔어요. 소재 조사를 할 때 항상 겉모습보다 코어를 보려고 하죠. '파묘'의 제작 과정 중 어느 날 새벽 장의사님의 전화가 왔어요. 30만원 줄 테니까 따라오라고요. 상주가 갑자기 뇌졸중이 왔다고 하셨어요. 묘 근처를 보니까 수로 공사 때문에 물이 새서 관에 물이 찼더라고요. 그래서 장의사님이 관을 열고 급하게 토치로 시신을 화장했어요. 그날 느낀 것이 '파묘'라는 것은 '어떤 과거를 들춰서 잘못된 것을 꺼내서 없앤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소재의 코어였죠. 우리나라 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아시다시피 상처와 트라우마가 있잖아요. 그것을 '파묘'를 통해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장재현 감독은 지난 2015년 한국에서 생소했던 엑소시즘이란 소재를 다룬 영화 '검은사제들'로 흥행에 성공하며 한국 오컬트 장르에 한 획을 그었고, 신흥 종교 비리를 쫓는 미스터리 영화 '사바하'로 오컬트 장르의 지평을 넓히며 '오컬트 장인'에 등극했다. '파묘' 또한 '오컬트' 장르로서 전작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그가 매번 작품을 할때마다 '오컬트' 장르를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가 생각보다 성격이 밝아요. 그렇다 보니 반대로 어두운 것을 동경하고, 재미있다고 느껴요. 어두운 세계관에 날라리 같은 사람들을 좋아해요. (웃음) 사회생활을 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 의리, 정 같은 것을 이야기하는 곳이 교회밖에 없었어요. 사회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아요. 교회에서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런 것이 점점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인간에게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반발심도 있었죠. 신이라는 것이 교회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새벽 기도 가는 우리 엄마의 마음에 있다고 생각해요. 보이지 않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요."
전작 '검은 사제들'에서는 두 사제가 엑소시즘을 하면서 신의 도움을 받아 악을 물리친다. '사바하' 또한 신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신을 찾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영화 '파묘'는 믿는 주체가 다른 '토속 신앙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다음 세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고, 이는 전작과 비슷하지만 다른 의미를 담은 '오컬트' 영화로 탄생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끝날 때의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검은 사제들'은 '인간의 희망적인 이야기로 희생이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고, '사바하'는 슬픈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신은 존재하는 것 같은데 어디 있는 거죠?'라는 의미를 담고 싶었죠. 이번에는 발바닥의 티눈을 빼내듯, 개운한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파묘'라는 소재를 처음 잡았을 때, 음흉한 공포를 만들려고 했어요. 하지만 제가 신비롭고 어두운 것은 좋아하지만 무서운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당시 코로나가 터지면서 '극장에 사람들이 더 올 수 있도록 화끈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주인공을 다 바꿨어요. 그리고 원래 제가 하던 방법을 했어요. 사실 저는 공포를 주는 장면보다 긴장감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해요. 후반부에 보여주는 부분은 무서운 것보단 신비롭고 긴장감을 주는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했어요. 공포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은 좀 아쉬워할 수 있어요."
영화 '파묘'의 가장 큰 흥행 동력 중 하나가 '험한 것'의 존재와 그것이 주는 공포감이다. 장재현 감독은 '험한 것'을 형상화해나간 과정에 대해 구체적 사연을 들려줬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여러 차례 오컬트 무비를 경험했기에 '파묘'에서는 다이내믹함과 긴장감이 더 극대화될 수 있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험한 것' 즉, 도깨비는 옆 나라 일본에 있는 국가대표 정령이예요.옆 나라에 있는 국가대표를 모시고 온 것이죠. 하지만 표현한 방식이 좀 달라요. 전작을 보셨듯이 저는 귀신을 찍은 적이 없어요. 귀신을 찍어야 하는데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몰라서 심령사진을 다 봤어요. 그러면서 느낀 것이 '귀신은 찍는 것이 아니라, 찍히는 것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찍히는 것처럼 찍고 싶었어요. 그래서 극 후반부에 나오는 정령은 완전 정반대 식으로 보여 주고 싶었어요. 그래야 '깔끔한 유령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느꼈어요. 들으면 제일 좋은 말이 '발전했다'는 말이에요. 그게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파묘'에서는 무당, 풍수사, 장례사 등이 이장을 위해 협업한다. 같은 듯하지만 서로 다른 신념을 띈 이들을 표현한 최민식과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은 '묘벤저스'라는 키워드를 탄생시키며 환상의 앙상블을 자랑했다.
"앙상블상이 있으면 파묘가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웃음) 디렉션을 많이 안 했다고 하지만 기준점이 있어요. 요새 풍수사는 다 없어지는 직업이에요. 그리고 이들은 엄청난 고집과 아집이 있어요. 요새 젊은 무당들을 보면 명품도 입고, 잘나가는 무당들은 좋은 차도 타고 다녀요. 다 그렇진 않지만 실제로 그런 편이에요. 영화에서 화림과 봉길이 상덕, 영근에게 '꼰대'라고 하고 반대로 그들은 화림과 봉길에게 '까졌다'고 해요. 그런 세대들이 서로 합심해서 그다음 세대를 구하고 그들이 살아갈 터전을 지켜요. 그렇게 세대를 맞추다 보니 지금의 배우들이 캐스팅됐고 베테랑 배우들을 모셔놨더니 알아서 앙상블이 나왔어요."
'파묘'는 지난 25일 폐막한 제74회 베를린 영화제 포럼 섹션에 공식 초대돼 상영됐다. 과거 한국 상업 영화가 초대된 것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김태용 감독의 '만추',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 등이 공식 초청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장재현 감독은 "외국 관객들이 새로운 형태의 공포물이라고 했다"라고 전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에는 조금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외국 역사를 잘 받아들이더라고요. 아무래도 세계에는 미이라도 있고 하니 굉장히 즐기는 것 같았어요. 블라인드 시사를 했었는데 10~20대들이 봤어요. 이 세대들은 굉장히 익사이팅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어요. 우리는 좀 복잡하게 받아들이잖아요. 그런데 젊은 층은 좀 가볍게 받아들였어요. 그래서 오히려 한국 색채가 묻은 장르적 영화가 경쟁력 있다고 느꼈어요. 베를린에서 외국 기자를 만난 적이 있는데, '당신 영화를 다 봤다. 당신은 호러 영화감독이 아니다. 오컬트, 신비주의자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제가 신비로움을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서 스스로 정체성을 알게 된 것 같아요."
'파묘'는 무당, 굿, 풍수 등 토속신앙을 기반으로 한 영화다. 이에 이러한 신앙적, 철학적 '기운'을 영화에 불어넣어 카메라에 담고자 한 장재현 감독은 전작과 다른 작업방식을 택했고, 이는 장재현 감독에게 큰 도전이었다.
"원래는 시나리오를 쓰고 콘티를 쓴 다음 이어 붙여요. 그런데 이번 영화는 기운이 중요하다고 느꼈고, 그것을 '어떻게 찍을 수 있을'하고 촬영 감독과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엄청 많이 찍은 다음에 투박하더라도 조금씩 이어 붙여서 만들고 싶었어요. 비슷하게 작업 된 영화가 '황해'와 '아수라'에요. 그렇게 하니까 현장에서 너무 힘들었어요. 편집할 때도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다르더라고요.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요. (웃음)"
장재현 감독은 후속작에 대해 "어두울 것 같다. 밝지는 않을 것이다"며 "아직은 '파묘'가 있기 때문에 다음 작품은 모르겠다. 이 사람과 헤어져야 다른 여자 친구를 만난다"라고 밝혔다.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kimhh20811@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은비 가슴 볼륨 노출한 비키니…수영장 '풍덩' - 스포츠한국
- '피지컬:100 시즌2' 강소연, 운동복 벗고 수영복…'글래머였네' - 스포츠한국
- 전소연, 빨간색 수영복 입고 발리 휴가ing…"꽉 찬 볼륨감" - 스포츠한국
- 오타니-전종서가 이런 관계라니… 日 매체, '시구자' 전종서 보고 놀란 사연 - 스포츠한국
- 서동주, 흰색 모노키니 입고 '청순'했다가 시스루 블랙 드레스로 '섹시' - 스포츠한국
- DJ소다, 다리 '쩍벌'하고 가슴골 자랑…힙한 섹시美 - 스포츠한국
- '피지컬:100 시즌2' 강소연, 운동복 벗고 수영복…'글래머였네' - 스포츠한국
- 오타니 아내도 '상위 1%'… '학창시절 퀸카+농구 국가대표' - 스포츠한국
- 홍영기, 쏟아질 듯한 E컵 볼륨감…아슬아슬한 끈 비키니 - 스포츠한국
- 표은지, 초미니 사이즈 속옷으로 언더붑 노출 "깜찍 바니걸"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