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속 변화 택한 흥국화재, 보험전문가 '송윤상 체제' 과제는?

이선영 2024. 3. 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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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두루 거친 30년 보험인…송 내정자 행보 주목

태광그룹이 손해보험사 계열사 흥국화재 신임 대표로 송윤상 흥국생명 경영기획실장을 내정했다. 왼쪽 위 작은 사진은 송 내정자. /흥국화재·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태광그룹이 손해보험사 계열사 흥국화재 신임 대표로 송윤상 흥국생명 경영기획실장을 내정했다. 흥국화재가 안정 속 변화를 택한 만큼 업계에선 보험전문가인 송 내정자의 행보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송 내정자는 본업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가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한 송 내정자는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표결을 거쳐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된다. 임기는 2년이다. 지난 2년간 흥국화재를 이끌어 온 임규준 대표는 고문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송 내정자는 서울대 수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1993년 대신생명에 입사하며 30년 넘게 보험업계와 인연을 이어왔다. 그는 현대해상·삼성생명 등 주요 보험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재무·기획 분야와 상품·보상 업무는 물론 리스크 관리에도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4년에는 KB생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리스크관리본부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으며 KB금융지주의 보험총괄 업무도 담당했다. 지난해 보험업권에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관련 업무도 지휘했다.

흥국금융그룹과는 지난 1월 흥국생명 경영기획실장으로 영입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를 대표이사로 발탁한 배경에는 리스크 관리와 신회계제도 관련 그의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활용하겠다는 회사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올해 보험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송 내정자는 리스크 관리와 신회계제도 도입에 있어 차별화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송 내정자가 보험전문가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흥국화재가 관출신 인사에서 보험전문가로 CEO 선임 기조에 변화를 줬다는 해석이 따른다.

현재 수장으로 있는 임규준 대표는 언론인 출신으로 보험업 경험은 없는 인물이다. 2016∼2019년 금융위 대변인(국장)을 지냈다. 이에 오히려 2022년 임 대표의 선임이 태광그룹 사정과 관련 있는 인사란 해석도 있다.

당시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출소하자 그룹 전체가 정부와 금융당국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임 대표를 임명했다는 것이다. 임 대표 직전 권중원 전 대표도 손보사에서만 경력을 쌓은 보험 전문가라는 점도 주장에 힘을 더한다. 흥국화재는 2022년 말 기준 최대 주주가 흥국생명보험으로 40.06% 지분을 갖고 있다. 태광산업이 39.13%로 2대 주주다. 흥국생명보험은 이호진 전 회장이 56.30% 지분을 가지고 있다.

흥국화재의 수입보험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기보장성보험에 대한 보험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송윤상 내정자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으로 예측된다. /더팩트 DB

본업 경쟁력 강화·리스크 관리 주력할 전망

흥국화재의 수입보험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기보장성보험에 대한 보험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송 내정자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으로 예측된다.

흥국화재의 보험종목별 수입보험료 비중을 살펴보면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은 2021년 86.01%, 2022년 87.41%, 2023년 3분기 88.73%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다른 보험종목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3161억4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보험사의 미래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9월 말 흥국화재의 CSM은 약 3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중형급 손보사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전체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장기 보장성 보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흥국화재의 지난해 장기보장성보험 매출 비중은 90%에 달한다. 업계 평균 비중이 70%인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높은 수준이다.

다만 자본건전성 개선은 숙제다. 흥국화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는 160.73%(경과조치 적용 전)로 당국의 권고치를 소폭 넘어섰다. 지급여력비율이란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송 내정자는 재무와 리스크 쪽에 탁월하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에 신회계제도 등 급변하는 외부환경의 격랑 속에서 잘 헤쳐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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