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해빙에 홍수·산불까지…역대급 기록 남긴 2023년

세계기상기구, 2023년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 발간

기상청은 세계기상기구(WMO)가 세계 기상의 날인 3월 23일을 기념해 발간한 ‘2023년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 2023년 지구 평균 표면 온도가 174년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다는 내용이 실렸다고 19일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23년 지구 평균 표면 온도가 174년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다.

기상청은 세계기상기구(WMO)가 세계 기상의 날인 3월 23일을 기념해 발간한 ‘2023년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이 실렸다고 19일 밝혔다.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는 WMO가 매년 전 년도 지구 기후 현황을 분석해 담은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평균 대비 1.45±0.12℃ 높았다. 174년 관측 기록 중 가장 따뜻한 해였다. 이전 최고 기록은 2016년 1.29±0.12℃, 2020년 1.27±0.13℃순이다. 전 지구적으로 6~12월 평균 온도가 매달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고 특히 9월의 경우 이전 최고 기록을 0.46~0.54℃인 큰 폭으로 넘어섰다. 

해양 열용량은 2023년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온난화율은 지난 20년 동안 특히 강하게 증가했다. 해양 열용량은 1㎠ 영역의 바닷물이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남극의 해빙 범위 또한 심상치 않았다. 지난해 2월 남극의 해빙 범위는 사상 최저 기록에 도달했으며 6~11월 초까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 최대치는 9월로 1696만㎢를 기록했으며 이는 1991~2020년 평균보다 약 150만㎢ 낮은 수치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 지구에서 이상 기상 현상이 끊이지 않았다. 극심한 강우로 인한 홍수로 그리스, 불가리아, 튀르키예가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9월 리비아에서 막대한 인명피해를 입혔다.

또 7월 하반기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에서 극심한 폭염이 발생해 이탈리아는 48.2℃를 기록했고 튀니지(49.0℃), 모로코(50.4℃)는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캐나다는 산불로 피해 입은 면적이 1490만 헥타르로 장기 평균 대비 7배가 넘었다.

특히 2023년 8월 발생한 하와이 산불의 경우 100년 이상의 기간 동안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산불로 기록됐다. 100명 이상의 인명 피해를 낳았고 경제적 손실은 56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전 보고서와 달리 올해 새롭게 재생에너지, 기후 금융 부문을 분석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에너지 전환이 진행되고 있어 2023년 재생가능한 에너지 용량은 2022년보다 50% 증가, 510GW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관측된 가장 높은 비율이다.

2021, 2022년 전 세계 기후 관련 금융 흐름은 1조 3000억 달러에 달했다. 2019~2020년의 두 배 수준이나 전 세계 GDP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후 금융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 적응 및 감축을 위해 저탄소 및 기후복원 개발과 관련된 금융활동을 말한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