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손 들어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스러지는 '조카의 난'

이시은 2024. 3. 19. 21: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금호석유화학과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 간의 공방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금호석유화학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는 19일 금호석유화학의 자기주식 전량 소각과 관련한 주주제안 안건 등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국ESG연구소 역시 금호석유화학의 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회사 측이 제안한 안건 전부에 대해 찬성 입장을 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달째 공방 속 차파트너스 주주제안 공격 '찻잔속 태풍' 모양새
박찬구(왼쪽)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금호석유화학과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 간의 공방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금호석유화학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박철완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의 공격이 사실상 무산되는 형국이다.

◇금호석화 편에 선 자문사들…주주제안 '먹구름'

오는 22일 금호석유화학의 주주총회가 열리기 앞서,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일찍이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양 기관은 보유한 자사주가 지배력 강화 혹은 손해를 끼칠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의견이다.

국내 자문사들 역시 금호석유화학 편에 서고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는 19일 금호석유화학의 자기주식 전량 소각과 관련한 주주제안 안건 등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자문위는 이미 50%를 소각했으며, 남은 물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며 이사회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ESG연구소 역시 금호석유화학의 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회사 측이 제안한 안건 전부에 대해 찬성 입장을 냈다. 연구소는 자사주 처분과 소각 결의 권한은 이사회에 있으며,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발견할 수 없다며 찬성을 권고했다. 반면 차파트너스 자기주식 전량 소각안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 역시 차파트너스 주주제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놨다. 서스틴베스트 측은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는 회사의 장래를 고려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금호석유화학 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비운의 왕자' 박철완 상무, 밸류업 바람 타다

박철완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3대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조카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형제 경영' 체계를 구축해 온 기업이다. 그런데 박삼구 전 회장과 박찬구 회장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갈등이 깊어지면서 법정 싸움으로 이어졌다. 이는 지난 2015년 계열 분리 후 박찬구 회장이 소송을 철회하면서 7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상무는 고 박정구 회장의 지분을 인수해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러나 승진에서 누락되는 등 경영권에서는 배제되면서 '비운의 왕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는 사이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사장은 후계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후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 주주제안에 나서며 '조카의 난'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당시 정기 주주총회 결과 표 대결에서 완패했고, 상무직에서 해임됐다. 1년 뒤 다시 한번 더 주주제안을 추진했으나 또다시 실패로 돌아가면서 작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에 주주 권리를 위임하면서 분쟁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이번 분쟁이 앞선 두 번의 주주제안과 다른 점은 배당이나 이사 선임이 아닌 '주주환원' 정책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은 주주환원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러한 시류 속에서 차파트너스 역시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18.4%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를 일부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자사주의 50%에 해당하는 262만4417주를 소각한다. 다만 차파트너스의 전량 소각 제안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제 3자 매각은 없으며, 남은 50% 자사주는 투자재원으로써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는 오는 22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열린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