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전세사기범 될판”…‘이것’ 폭탄에 보증금 돌려줘야한다는데 무슨 일
공시가 하락 겹쳐 한도 또 축소
연립·다세대 전셋값 더 내릴듯
19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이 개시되자 연립·다세대 임대인들은 “정부가 시세와 동떨어진 공시가를 기준으로 전세보증한도를 책정해 인위적으로 전세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빌라 전세보증보험한도는 공시가를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공시가가 또 떨어지면서 빌라 역전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부터 개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52%로 올랐다. 정부는 “이 정도 상승폭은 공시제도 도입이래 6번째로 낮은 수준이고 작년과 공시가가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시가는 매매가(시세)에 현실화율(올해는 69%)을 곱해 정해진다. 매매가가 오르면 공시가도 오르고 매매가가 떨어지면 공시가가 떨어진다. 지난해 집값이 반등한 서울과 수도권은 공시가가 오르고, 그외 지방은 공시가가 하락한 이유다. 집값이 반등한 아파트들은 공시가가 올랐지만 매매가가 떨어진 빌라 즉 연립·다세대는 공시가가 떨어졌다. 지난해 빌라는 전세사기 공포로 전세 수요가 줄고 거래가 급감했고 급매 위주로 거래됐다.
지난해 정부는 ‘깡통전세’를 막겠다며 빌라 전세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 가입 기준을 공시가 150%에서 126%로 낮췄다. 이에 따라 전세보증한도가 대폭 축소되면서 ‘역전세’가 발생하게 됐는데, 올해는 공시가가 내려가면서 또 ‘역전세’가 심화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서울 양천구 목동 빌라(전용57㎡)은 지난해 공시가는 2억3500만원, 올해는 2억3100만원으로 공시가가 400만원 소폭 하락했다. 이 빌라는 지난해 보증한도 축소로 기존 보증한도가 3억5250만원에서 2억9610만원으로 줄었는데, 올해는 공시가 하락으로 보증한도가 2억9100만원으로 또 감소한다. 세입자는 HUG의 전세보증보험 한도로 전세보증금을 맞추기때문에, 보증한도 축소는 전세보증금 하락을 의미한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보증한도 초과로 보험이 거절되면 세입자들이 안살려고 한다. (보증한도) 백만원만 초과되도 세입자들은 불안해하면서 나가려하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서 보증금을 돌려줘서 전세금을 낮추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빌라를 여러채 세를 주는 임대인들은 진퇴양난이다. 서울 화곡동 등에서 빌라 3채를 임대하고 있는 김모씨는 “한 채당 공시가가 600만~700만원씩 떨어졌다. 작년에 전세보증금 내주느라 돈을 다 썼는데 올해 역전세난 곳들은 보증금을 돌려줄 돈이 없어서 큰일났다”고 했다.
전국 비아파트총연맹 관계자는 “매매가 안되는 빌라는 공시가와 실제 시세의 간격이 크다. 그런데 이 공시가를 기준으로 전세보증한도를 매기니까 전국적으로 역전세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감정가 기준으로 빌라에 대한 정확한 시세를 파악해야 한다. 수년째 아무 문제없이 임대 준 집주인들이 보증한도 축소로 졸지에 전세사기범이 되게 생겼다. 제발 빌라 특성에 맞는 전세보증제도로 개선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공시가격에 의견이 있으면 다음 달 8일까지 의견서를 알리미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제출하거나, 관할 시·군·구 민원실, 한국부동산원에 서면으로 제출하면된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은 의견청취절차 및 중앙부동산가격공시 위원회 심의를 거쳐서 다음 달 30일에 공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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