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관님 지시사항"이라더니…'묘한 시점' 진술 번복

유선의 기자 2024. 3. 19.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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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이종섭 전 장관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은 이종섭 당시 장관이 대통령실의 지시를 받고 해병대 1사단장을 수사 대상에서 빼줬느냐 하는 겁니다. JTBC 취재 결과, 이 전 장관이 경찰에 사건 넘길 때 혐의자를 특정하지 말라고 지시했던 것을 들었다고 했던 해병대 고위 간부가 뒤늦게 검찰에 나가 진술을 번복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전 장관이 이런 지시를 한 적 없다고 부인한 직후의 일입니다.

먼저 유선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유선의 기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뒤 "수사에서 누구를 빼라고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종섭/당시 국방부 장관 (2023년 9월 4일 / 국회) : 혐의자를 포함시키지 않고 보내야 된다, 그런 얘기는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당시 지시사항을 받아적었던 정종범 해병대부사령관은 지난해 8월 4일 군검찰에서 다른 말을 했습니다.

"장관님이 크게 4가지를 말씀하셨다"면서 "누구누구 수사 언급하면 안 된다", "법적 검토 결과 사람에 대해 언급하면 안 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조목조목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9월 6일 이런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이 전 장관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정 부사령관은 군검찰에 진술서를 보냈습니다.

혐의자에 대한 얘기는 이 전 장관이 아닌 법무관리관이 했다는겁니다.

하루 뒤에는 군검찰에 직접 나와 이 전 장관이 '누구누구 수사 언급'이나 '혐의자 특정'이라는 워딩조차 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지시를 받고 닷새 뒤 진술한 내용을 한 달 넘게 놔뒀다가 언론에 의혹이 제기되자 곧바로 뒤집은겁니다.

정 부사령관에게 당시 왜 진술을 번복했는지 물었지만 "언론과 접촉은 금지"라면서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앵커]

저희가 이렇게 진술을 뒤집은 해병대 부사령관의 업무수첩을 구해서 뜯어봤습니다. 실제로 수사 대상을 특정하지 말라는 메모가 있었는데 그 앞뒤에 깨알처럼 적혀있는 건 모두 이종섭 당시 장관의 지시였습니다. 그런데 유독 그 부분만 장관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말을 받아적은 거였다고 진술을 뒤집은 겁니다.

이어서 김지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김지윤 기자]

정종범 해병대 부사령관이 직접 쓴 메모입니다.

장관 집무실, 7월 31일, 오후 2시 20분에서 25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로 '채 상병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하고 2시간쯤 뒤입니다.

최종 정리는 법무가 한다, 수사는 결과가 나온 뒤에 언론에 알리라는 지시가 보입니다.

'경찰 기소 이후'라고도 적혀 있습니다.

기소는 경찰이 아닌 검찰이 하는 것으로 법무관리관의 발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아래에는 '8월 9일'과 물음표 세 개가 보입니다.

정 부사령관은 군검찰에 "장관이 8월 9일 현안을 보고한 이후 다시 조사해 보고하라는 내용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역시 이 전 장관의 지시입니다.

유가족이 민간 경찰 조사를 오해하지 않도록 하라고도 지시합니다.

그리고 바로 아래 '누구누구 수사 언급하면 안됨'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모든 내용이 이 전 장관의 지시인데 의혹이 불거진 부분만 법무관리관 말이라는 겁니다.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졌을 때 '특정인 언급'이라는 진술이 나왔는데도 추가 질문 없이 조사를 끝낸 군검찰은, 갑자기 진술을 뒤집겠다고 했을 때도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았습니다.

[영상디자인 조영익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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