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4월에 의료개혁특위”…대화하자며 “증원은 못 바꿔”
‘엄정 대처→참여 촉구’ 전환…의료계 ‘화답’은 미지수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오는 4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료개혁특위)를 구성해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 대표, 전문가들과 함께 의료개혁 과제를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 집단행동에 엄정 대처를 강조하던 데서 논의 틀을 제시하며 참여를 촉구하는 쪽으로 메시지를 전환했다.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 의사는 확고히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단체들도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 병원 밖 투쟁이 아닌 논의를 통해 의료개혁의 실행방안을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의사, 간호사, 병원 관계자, 환자, 가족, 전문가들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의사들의 협력이 가장 필요한 만큼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직접 주재하는 민생토론회 형식의 의료개혁 토론회를 앞으로 꾸준히 개최하겠다”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1일 열린 8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의료개혁 4대 정책 패키지를 공개하면서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설치 구상을 밝혔다. 이후 전공의 무더기 현장이탈 등이 본격화하면서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발언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 해선 안 돼”(2월20일 국무회의), “책임을 방기한 의사들에 합당한 조치”(3월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등 집단행동 대응에 맞춰져왔다.
이날도 “의사 면허를 국민을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엄정 대처를 주문하거나 이를 부각하진 않았다. 대신 의사들에게 “도움과 협력” “허심탄회한 논의” 등을 요청하면서 특위 참여를 독려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집단행동 장기화로 의료 현장 혼란과 피로도가 누적된 만큼 향후 논의 틀과 시점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 메시지 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방침 고수를 재차 못 박아 의료계가 즉각 화답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 증가분 2000명을 비수도권 지역 의대를 중심으로 대폭 배정해 지역·필수 의료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명 증원’을 재확인하고 배분 방침도 확정적으로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일각에서 의대 정원을 단계적으로 늘리자고 주장하지만 약 27년간 의대 정원이 감축된 상태로 유지가 되어왔기 때문에 의료수요 증가 속도에 비춰볼 때 현실 상황과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증원 연기’ 주장을 두고는 “증원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데 매년 국민들이 의사들 눈치를 살피면서 마음을 졸여야 한다면,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의료계의 ‘원점 재검토’ 목소리는 “국민이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라면서 “단계적 접근이나 증원 연기로는 국민의 생명을 살리고 지역과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는 의료개혁을 결코 완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료대란 사태는 4월을 기점으로 ‘조정’ 국면에 접어들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개혁특위 발족과 함께 4월10일 제22대 총선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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