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새 수장 누가 돼도 ‘강경파’…총파업 변곡점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선거가 20일부터 시작된다. 당선이 점쳐지는 후보들이 모두 ‘강경파’인 만큼 누가 되더라도 대정부 투쟁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교수들의 집단 사직 시점과 맞물려 의협 차원의 총파업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의협 주요 회원인 개원의들이 실제 파업에 얼마나 동참할지 미지수다.
의협은 후보 5명을 두고 20~22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제42대 회장 선거를 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득표자 2명을 두고 25~26일 결선투표를 한 후 26일 저녁 당선인을 확정한다.
후보는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겸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인숙 의협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전 국회의원),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부산·경남지부 대표 등 5명이다.
의협을 ‘민주적인 전문단체’로 개혁하겠다는 취지로 출마한 정운용 대표는 인의협 소속으로 당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정 대표를 제외한 후보 4명은 모두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정부에 강경 대응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의협 비대위에서 활동 중인데 임현택 회장을 제외한 3명은 각 분과위원장도 맡았다.
지난 1월 대한병원의사협회가 발표한 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에선 임 회장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인 임 회장은 지난 15일 경찰조사를 마치고 나와 “당선인 신분으로 전국 의사 총파업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력 후보로 점쳐지는 주수호 위원장도 연일 의협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주 위원장과 박명하 회장은 전공의 집단 사직을 조장해 업무방해를 교사했다는 혐의로 경찰조사도 받고 있다. 박인숙 위원장도 정부에 투쟁 의지를 보이는 인물이다.
차기 의협 회장이 결정되는 22~26일은 정부의 전공의 행정처분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하기로 한 시기와 겹친다. 현재 당선 가능성이 있는 의협 회장 후보가 모두 ‘강경파’인 만큼 회장 선거가 의료계 총파업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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