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잃고 견뎌온 ‘세월’… ‘반복’ 막으려 다시 서다
27일 개봉 다큐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씨랜드·대구 지하철 등 사회적 참사 담아
피해 유가족들 ‘공감·연대’의 힘 보여줘
4월 3일 관객 찾는 다큐 ‘바람의 세월’
세월호 피해자 가족, 본인 이야기 전해
더 안전한 사회 만들기 위한 10년 담아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이를 다룬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한다. 세월호를 포함해 대형 참사 유가족들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오는 27일 관객을 찾는다. 사회적 참사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어떻게 삶을 감내해 왔는지, 왜 연대하고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지 들려준다. 다음달 3일에는 세월호 유가족이 제작에 참여한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이 극장에 걸린다. 피해자 가족들이 10년간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한 현장을 담았다.
참사 유가족들이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억울함’이다. 총체적 인재였던 세월호는 물론 씨랜드·대구 지하철도 참사 이후 상황은 엇비슷했다. 씨랜드 수련원은 2, 3층을 샌드위치 패널로 불법 증축했다. 경기 화성군이 당시 어떤 경위로 사용허가를 했는지, 정확한 화재 원인이 무엇인지 유가족들은 알고 싶었다. 고석씨는 “너무 억울하잖아요. 우리 애들이 어떤 상황에서 죽었는지 알아야지 장례를 치를 거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대구 지하철에서는 참사 이튿날 바로 현장을 물청소했다. 피해자 수습이 다 마무리됐을 리 없었다. 유족들은 물청소 잔해를 버린 곳을 찾아가 일일이 뒤졌다. 그렇게 뼛조각들을 모은 결과 피해자 한 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미흡한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 과정은 유족들을 두 배로 지치게 했다. 이들은 자녀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유일한 길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뿐이라고 느꼈다.
부모로서 책임감, 사명감도 있다. 황명애씨는 참사 두세 달 이후까지 매일 밤 지하철 승강장으로 내려가 철근이 휘고 철판이 내려앉은 현장을 샅샅이 뒤졌다. 딸을 찾을 수 없다는 걸 알아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목에서는 시커먼 가래 덩이가 나왔다.
영화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내용은 이런 연대와 공감의 힘이다. 장 감독은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참사는 항상 발생하는 것 같다”며 “그런 순간에도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은 고립되지 않는 ‘곁’의 존재인 것 같다”고 했다. 이 작품은 2021년 완성됐다. 이듬해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담기지 않았다.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은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직접 자기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다. 공동 연출을 맡은 문종택 감독은 세월호로 단원고 2학년 딸을 잃은 아버지다. 그는 2014년 여름부터 카메라를 들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일정 대부분을 기록했다. 이렇게 모인 아버지의 3654일, 5000여개의 영상이 ‘바람의 세월’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참사 유가족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동분서주해 온 10년을 담았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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