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매년 1004명씩 늘리자”… 중재안 제시한 의대교수

문지연 기자 2024. 3. 1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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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봉 대한뇌전증센터학회장 제안
美·日·대만 의대 정원의 평균값 적용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한 달째를 맞은 18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의대 정원을 5년간 2000명씩 늘리는 정부안 대신, 10년간 매년 1004명씩 증원하자는 제안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홍승봉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은 19일 언론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정부의 5년 동안 연 2000명 의대 증원 계획 대신에 10년 동안 의료 시스템이 한국과 비슷한 미국·일본·대만 의대 정원의 평균값인 1004명 증원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5년 후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 상황을 재평가해 의대 정원의 증감을 다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홍 회장은 “적정 의대 정원은 정부, 의사단체들,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 너무 달라서 의료시스템이 한국과 비슷한 나라들의 현황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정원 50명 미만의 미니의대 17개를 50% 증원하는데 증원분 중 372명을 사용하고, 나머지 632명은 비수도권 의과대학들에 배분해 지방 의료를 강화하자”며 “앞으로 10년 동안 부족한 의사 수는 65세 이상 교수들의 정년 후 5년 연장 근무제, 주말 다른 병원의 파트타임 근무제 등의 도입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1004명씩 증원으로 속도 조절하는 것은 절대로 의료 개혁 후퇴가 아니다”라며 “중재안대로 2025년부터 5년 동안 증가하는 의대 정원 약 5000명은 이들이 사회에 나오는 10~20년 후 의사 수 20만명의 2.5%로 작아서 미래 의사들의 환경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전공의들이 동의할 수 있다”고 했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인 홍 회장은 앞서 지난달 이 대학 의대 소속 교수 중 설문 응답자의 54.8%가 350명 이상 증원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홍 회장은 이번 제안의 경우 성대의대 교수 협의회의 의견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뇌전증 수술은 어려워서 부산·광주·대구 등 비수도권 국립대 병원들은 전혀 하지 못하고 2차 병원에서는 꿈도 꾸지 못한다”며 “한 번에 너무 큰 폭의 증원은 학생·전공의·교수들을 공황 상태에 빠지게 하고 있다. 중증 환자들과 의대생, 전공의를 위해 용기 내 중재안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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