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에 지친 소녀의 반란…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EBS 뉴스]
오늘은 교육을 소재로 한 영화 한 편을 소개해드립니다.
사교육에 시달리는 한 어린이의 시선으로 우리 교육의 현실을 바라본 작품인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시겠습니다.
[VCR]
"지금 아이가 다니는 학원이 몇 개죠?"
"도대체 이걸 왜 하라는 거야"
인생 권태기 11살 동춘
'말하는 막걸리'와 뜻밖에 만남
"막걸리가 알려줬어요"
부산국제영화제 전석 매진
'오로라미디어상' 수상
어린이의 엉뚱한 시선으로 바라본 교육 현실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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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를 연출한 김다민 감독과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감독님 어서 오세요.
첫 장편으로 교육과 관련된 소제를 고르셨는데 연출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다민 감독 /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저는 솔직히 이 영화가 개봉한 것만으로도 좀 되게 큰 일을 하나 해냈다라는 생각이 좀 들고요.
처음에 시나리오 쓸 때만 해도 이게 진짜 영화로 만들어질까 이게 진짜 극장에 걸려서 사람들이 보실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 과정들을 다 거쳐서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순간이 오니까 좀 되게 신기하고 뿌듯한 생각도 듭니다.
서현아 앵커
막걸리가 말을 한다는 아이디어, 서울대 페르시아어 특별 전형이라는 아이디어가 재미있는데, 어떻게 떠올리신 건지?
김다민 감독 /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제가 동네에 행정복지센터라고 하는 주민센터랑 평생학습관에서 수업 듣는 거를 원래도 되게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그중에 이 전통주 만들기라는 수업을 2015년도에 들었었는데 그 수업이 이제 막걸리뿐만이 아니라 전통주 누룩까지 다 만드는 수업이라 조모임처럼 이제 집에서 이 발효통 막걸리 발효를 해야 되는 그런 일들이 자주 있었거든요.
집에서 보고 있으면 이게 약간 기포 숙성에 따라서 기포 소리도 바뀌고 뭔가 모양새도 바뀌고 이런 것들이 좀 되게 신기해서 진짜 살아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그리고 그즈음에 이제 동네 낮에 이렇게 돌아다니니까 이제 학교 아이들 학교 시간에 이걸 봤던 어떤 경험이 있는데 학교 앞에 학원 버스가 되게 길게 줄을 서 있더라고요.
아이들이 이제 학교하는 걸 기다리는 거죠. 이제 같이 가려고 그래서 이것도 참 신기한 풍경이다.
이것도 어떤 원리일까 할 때 이 막걸리 살아있는 것 같은 원리도 너무 궁금하고 이 아이들도 좀 궁금하고 했던 이 원리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이 두 가지가 같은 이야기로 나오게 된 것 같아요.
서현아 앵커
길게 늘어서 있는 학원 버스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우리 학생들 정말 많은 사교육을 받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이런 현실을 자주 하는 대사가 등장하는데요.
한국의 사교육 현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김다민 감독 /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제가 특정해서 딱 사교육이라기보다는 사실 이 영화 구상할 때 좀 넓게 배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제가 막걸리를 배운 곳도 이 지역의 평생학습관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린 평생 뭔가 이렇게 배우는데 약간 요즘에 배움에는 왜라는 질문이 왜라는 질문과 거기에 대한 답이 점점 부실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들이 자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공부에 투자하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필요로 하는데 그 목표 혹은 어떤 결실이 대학 입학이라는 게 좀 너무 작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납득할 만한 이유가 더 필요하다 이거에 대해 조금 창의적으로 탐구를 해보자 해서 작업을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필요로 하는데, 그 목표 혹은 결실이 ‘대학 입학’이라는 게 너무 작게 느껴졌어요.
납득할만한 이유가 더 필요하다 생각했던 것 같아요.
서현아 앵커
감독님 이번 영화는 해피엔딩이기는 한데 정말 독특한 마침표를 찍습니다.
한국의 교육 현실 속에서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해피엔딩이란 어떤 모습일까요?
김다민 감독 /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사실 이게 해피 엔딩이라는 말이 너무 어려운 것 같기는 해요.
왜냐하면 약간 엔딩이라고 하는 그 이야기에서는 마지막이지만 인생에서도 사실 되게 마지막에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단어인데 우리는 계속 사실은 과정을 살아가고 있는 중인 거잖아요.
그래서 넓은 의미에서 어떤 과정까지 포함한다면 제 생각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배우는 거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 이게 양방향으로 이제 가족이건 어떤 만나게 되는 관계에서 양방향으로 서로 질문 하고 이렇게 답을 찾으려고 하는 어떤 상황 그런 과정 그것이 좀 해피엔딩에 가까운 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과정. 한 ott 드라마의 각본 작업도 함께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두 작품을 동시에 하시는 게 어렵지는 않으셨습니까?
김다민 감독 /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저는 그 막걸리가 알려줄 거야가 저의 첫 장편 시나리오였고 그 살인자ㅇ난감이 저의 첫 장편 극본 작업이었어요.
사실 두 개가 다 처음이라서 이게 어떻게 하면 힘들고 어떻게 하면 안 힘들다라는 비교군이 사실은 없는데 그런데 돌이켜보면 사실 항상 하나만 하고 있었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거 최대한 최선을 다했었던 것 같고 근데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저에게는 좀 호기심이 제일 맨 앞에 있었고 이게 좀 원동력이 됐었던 것 같아서 가능했었지 않았나.
이게 힘든 일들이 분명히 왕왕 있었는데 특히 막걸리가 알려줄 거야 같은 경우는 제가 그간 대학 시절부터 연출부 생활을 할 때 만났던 많은 어떤 소중한 인연들이 막걸리가 알려줄 거야를 찍을 때 되게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그리고 옆에서 또 저를 되게 20대 초반부터 지켜보신 분들이니까 되게 응원하는 마음으로 많은 것들을 좀 서포트를 해주려고 노력을 해 주셨기 때문에 지금까지 온 게 아닌가 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대학에서는 영화가 아니라 사회과학 전공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혀 다른 분야의 경험이 작품 활동에는 어떤 영향을 줍니까?
김다민 감독 /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저는 대학교에서 되게 많은 거를 배웠다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때는 몰랐지만 지나고 났을 때 특히 약간 문화인류학이라는 전공은 필드 나가서 제 몸과 마음을 다 써가면서 이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공부를 하는 어떤 느낌들이 들거든요.
새로운 시각들로 어떤 세상을 바라보려는 연습을 되게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일상적인 장면들을 지나치지 않고 계속 낯설게 보려고 하고 그리고 생각하고 어떤 계속 글 쓰는 작업들을 했었기 때문에 그게 지금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되게 저에게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작품 활동은 어떻게 해나가실지요?
김다민 감독 /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저는 현실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조금 다른 세계관을 만들어서 그 문제를 보여주는 작업이 재밌더라고요.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다른 감각으로 현실을 체험할 수 있게 되는 게 어떤 영화적 경험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어떤 장르의 작품이든 간에 그리고 그 작품 어떤 나왔을 때 사 보시는 관객분들께서 혹은 시청자분들께서 아 그거 그 사람이 했구나 그 감독 김다민이라는 감독이 이걸 했구나 어쩐지 좀 이상한데 재밌더라 약간 이런 평가를 해 주실 수 있는 색깔 있는 작업들을 좀 하고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교육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한 이야기를 통해서 관객들도 조금은 다른 감각으로 사회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독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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