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통화정책 역사적 `피벗`… 시장예상 부합, 엔 가치는 더 하락

신하연 2024. 3. 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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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금융정책 궤도를 수정하면서 '피벗'(pivot·정책 전환)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시장이 선반영한 수준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진 데다가 당분간 통화완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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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당분간 완화적 환경 계속"
엔 캐리 트레이드 큰 변동 없을듯
한국 반도체·자동차 수혜 기대난

일본이 금융정책 궤도를 수정하면서 '피벗'(pivot·정책 전환)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시장이 선반영한 수준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 데다가 당분간 통화완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일본은행(BOJ)은 19일 단기 정책금리(무담보 콜금리)를 연 0∼0.1%로 유도하기로 결정하면서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2016년부터 이어져온 마이너스 금리 정책도 종료됐다.

8년 만에 '금리 있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까지 냉랭하다.

외환시장에선 엔화가치가 오히려 하락(환율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금리인상 발표 직후 심리적 저항선인 '1달러=150엔'선을 돌파했다. 지난 5일 이후 약 보름 만에 다시 150선으로 상승한 것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이 마감하는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100엔 기준) 재정환율 역시 전일 같은 시간(894.29원) 대비 2.9원 내려 891.39원을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도 완화적 금융환경을 지속하겠다며 점진적 통화정책 기조 전환 방침을 밝힌 영향이다.

특히 일본은행은 YCC(수익률곡선 관리) 정책 폐지 뒤에도 일부 국채 매입은 계속하고,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매입을 늘릴 것이라고도 밝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단기금리 조작을 주된 정책 수단으로 삼아 경제·물가 정책에 따라 적절히 금융정책을 운영하겠다"면서 "현 시점의 경제·물가 전망을 전제로 한다면 당분간 완화적 금융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내 추가 긴축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시장에서도 이번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BOJ가 매입 중단이 아닌 자산 매각까지 언급하는 등 추가 긴축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면 시장 변동성을 키웠겠지만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통화정책방향 제시)는 당분간 통화완화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대내 요인보다 다가오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시점이 BOJ의 정책 정상화를 부추겼다고 판단한다"며 "결국 펀더멘털이 아닌 정책 의지가 우선시된 정상화임을 감안할 때 연내 추가 긴축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가치는 약세이고 물가가 올라 국민 생활은 어려워지니 금리 인상이 일단 결정됐지만 추가 긴축은 대단히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며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미국 채권 등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것) 중단 우려가 있으나 타 선진국과 금리격차가 큰 상황이고, 엔화 강세 전환에 한국 자동차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으나 둘 다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엔화의 강세 전환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시기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상인증권은 엔화 약세가 적어도 올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최예찬 연구원은 "연준이 오는 6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그 영향으로 엔화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며 "일본 자체에서의 엔화 강세 모멘텀은 만들어 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일본과 경합하는 국내 반도체, 자동차, 조선 업종의 수혜 기대감도 늦춰질 전망이다. 엔화 강세에 따라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의 수출이 상대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한편 이날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 225 지수는 4만선을 회복했다. 닛케이 225지수는 전일 대비 0.66% 상승해 4만3.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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