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 첫 대면한 韓·中 경제단체, 소소한 교류폭은 아쉬워(종합)
손경식 회장 “서로 교류 확대할 것” 베이징시도 “상호 협력”
日 재계는 리창 총리 만났지만…한국은 베이징시 당 서기급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손경식 한국 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이끄는 한국 기업인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 양국 교류 활성화 의지를 다졌다. 손 회장은 한·중이 공급망 교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측 요청이 계속되고 있는 현재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에서 건너온 기업인들의 규모와 이들을 맞은 중국 인사들의 면면을 볼 때 한국 재계 대표성을 부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 빠져나간 자리, 韓 교류 확대 바란다”
1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차이나 월드 호텔에서는 한·중 기업인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한중 경영자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는 손 회장이 이끄는 경총 대표단과 중국국제다국적기업촉진회(CICPMC)이 공동 개최했다. CICPMC는 중국 상무부에 소속된 중국의 대표 경제단체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과 중국 경영인들이 단체로 대면 회의를 여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이날 회의는 손 회장이 이끄는 경총 대표단과 중국국제다국적기업촉진회(CICPMC)이 공동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과 중국 경영인들이 단체로 대면 회의를 여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손 회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베이징을 찾아 상푸린 CICPMC 부회장을 만나 한중 경제 협력 강화를 논의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손 회장을 비롯해 한화·코오롱·한국콜마 등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중국측에선 상푸린 CICPMC 부회장. 류진 중국은행 행장, 쓰마홍 베이징시 부시장, 장샤오위 CICPMC 상근부회장, 왕립신 철도그룹 총재등이 자리했다.
손 회장은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공급망 확대 방안에 대해 “(중국과 한국은) 서로 가까운 나라니 (교류를) 활발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공산품 생산에 들어가는 원료나 반제품, 또 완제품에 대해서도 서로 공급을 넓혀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에서 한국 재계에 바라는 점과 관련해 “최근 (중국에서) 미국 기업들이 빠져나가는 경향이 있는데 가까운 한국 쪽에서 중국과 서로 (교류를) 확대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상푸린 부회장은 회의에서 “한국측과 상호 이익 협력을 심화하고 두 지역 기업의 양방향 투자를 촉진하고 기술 혁신, 산업 업그레이드, 녹색에너지 등 분야의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며 “한·중 경제 협력을 심화하고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구축해 세계 경제의 안정과 지속적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CEO 3명 참석한 韓, 3개 경제단체 모아온 日
코로나19와 경제 안보 등을 이유로 한국과 중국 관계가 소원한 상태에서 열린 이번 대면 회의는 양국 경제단체들이 상호 협력 의지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한국 기업인을 대표하는 구성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에서 찾아온 대표단에서 CEO는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김영범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최현규 한국콜마 대표이사 3명에 그쳤다.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CJ(001040)·SK(034730) 등 주요 대기업에서는 중국 법인 또는 임원이 자리를 메웠다.
이들을 맞이한 중국측 인사를 보면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안배가 덜 됐다는 인식이다. 당초 이날 회의엔 인용 베이징시 시장이 참석해 축사할 예정이었지만 쓰마홍 베이징시 부시장이 대신 배석했다.
행사 주최측이라고 밝힌 한 인사는 기자들이 들고 있던 회의 자료를 “가져갈 수 없다”라며 빼앗는 등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은 지난 1월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일중경제협회, 일본상공회의소가 재계 대표단을 구성해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이들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면담한 것은 물론 나흘 일정으로 중국에 머물면서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경총 대표단은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며 별도 회담도 인리 베이징시 당 서기 겸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 위원 한 명 말고는 알려진 일정이 없다.
손 회장은 중국측 접견 인사의 격이 낮아졌다는 질문에 대해 “서로 일하는데 있어 소통이 중요한 거지 격을 따질 필요는 없다”며 “베이징시에서 신경을 많이 써줘 베이징시 당 서기와도 만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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