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보이스피싱 가담' 50대 수거책에 구속영장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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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뉴스1) 한귀섭 기자 = 경찰이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겠다고 속이고 2500만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수거책 50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원 화천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 씨(54)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3~15일 화천 하남면 일대에서 B 씨(56)로부터 대환대출 및 대출 원금의 보증금 납입 명목으로 3회에 걸쳐 25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15일 피해자 B 씨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 TV 카메라 영상 분석 등을 토대로 추적에 나서 16일 오후 4시쯤 춘천 효자동의 한 길가에서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그러나 당시 A 씨는 B 씨에게서 받은 2500만 원을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전달한 뒤였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구인 광고지에 올린 구직광고를 보고 연락해 온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제의에 따라 피해자 주거지 등을 직접 방문해 돈을 수거하는 속칭 '대면 수거책' 을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B 씨 외에도 여러 건의 대면수거 범행에 가담, 추가 피해액만 약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또 지난달부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하는 금융기관 사칭 서류, 일명 '대출 완납증, 대출 납입증명서'를 직접 출력하는가 하면, 우편물을 피해자 주거지 우편함에 직접 배송하는 '서류 전달 아르바이트'도 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피해자 B 씨는 유일한 생계 수단이던 차량을 판매한 돈을 비롯한 전 재산을 A 씨에게 전달한 뒤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한 것을 알아차리곤 절망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화천경찰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범들의 범죄 행위에 가담하는 건 타인을 궁지로 몰아 목숨까지 앗아가는 '간접적 살인'이라고 볼 수 있는 중대범죄"라며 "결국 그들은 일종의 '꼬리 자르기' 범죄의 일회용품으로 이용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사기 방조 행위를 넘어 보이스피싱범의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여겨져 직접적인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도 처벌을 면할 수 없다. 최근 형량도 높아지는 추세"라며 "단순 업무를 통해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많은 이익을 얻는 고액 알바를 했다간 전과자가 될 수 있으므로 절대로 해선 안 된다"고도 말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