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를 오류라 하지 못하고

임지선 기자 2024. 3. 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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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라는 뜻을 가진 영단어인 '에러'는 '방황하는'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error)에서 유래했다.

대표적인 컴퓨터 오류 메시지로는 '파일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액세스(접근)가 거부되었습니다', '메모리가 부족합니다' 등이 있다.

개통 일주일째부터 반복되는 오류로 현장 공무원들은 '업무 마비'를 토로했고, 6월 재산세 등 다가올 지방세 납부 때 "세금 부과를 못 하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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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라는 뜻을 가진 영단어인 ‘에러’는 ‘방황하는’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error)에서 유래했다. 부정확하거나 유효하지 않은 동작을 뜻하는 이 단어는 명료하게 처리되어야 하는 컴퓨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많이 쓰인다. 대표적인 컴퓨터 오류 메시지로는 ‘파일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액세스(접근)가 거부되었습니다’, ‘메모리가 부족합니다’ 등이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1900억원을 들여 도입한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이 개통한 지 한달이 지나도록 오류가 계속돼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도입한 이 시스템은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 지방자치단체(217곳)가 그간 개별적으로 관리했던 지방세·세외수입 시스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이다.

개통 일주일째부터 반복되는 오류로 현장 공무원들은 ‘업무 마비’를 토로했고, 6월 재산세 등 다가올 지방세 납부 때 “세금 부과를 못 하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기 시작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누리집에는 “개통 초기에는 ‘나아지겠지’ 했는데 한달째 기존에는 상상도 못 했던 다양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등의 하소연도 이어진다.

하지만 행안부는 “오류가 아니다”라고 강력히 항변했다. 반복되는 오류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행안부가 내놓은 답변은 “노후화된 시스템에 편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과 같은 미세한 튜닝(조정) 작업을 하다 발생한 일이다. 오류는 아니다”였다. 오류를 오류라 할 수 없게 된 공무원들은 당혹스러울 뿐이다. 지난해 말 발생했던 ‘행정망 먹통’ 사태 때 정부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음에도 ‘공공정보화 사업 대기업 참여’ 카드를 들고나왔던 정부의 ‘엉뚱한 메시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오류가 아니”라는 행안부의 메시지를 뒤집은 것은 당혹스럽게도 ‘행안부 공문’이다. ([단독] 행안부 차세대 세입시스템 “오류 아니다”→“오류”) 지난 15일 행안부가 해당 시스템과 관련해 추진한다고 밝힌 토론회 공문을 보면 ‘오류’란 단어가 선명하다. 행안부는 ‘차세대 시스템 개통 이후 수납 시스템 오류 등에 대한 시스템 개선 및 안정화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라 설명했다. 오류와 오류 아닌 것 사이에서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국정 과제로 한다는 정부가 방황하고 있다.

임지선 빅테크팀장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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