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로금리 끝내도 '엔화 강세' 먼 일…"한국 증시 영향 제한적"

박승희 기자 2024. 3. 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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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일본 금리 인상으로 한국 증시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19일 일본은행은 단기 금리를 마이너스(-) 0.1%에서 0~0.1% 수준으로 인상하며 2016년 이후 8년간 이어지던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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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도 높은 석유·전자·자동차 등 수혜 전망…단기 주가 반영은 제한적
엔 캐리 트레이드 조짐 미미…"美 연준 인하 후에야 절상 폭 확대"
19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날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2024.03.19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일본은행이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일본 금리 인상으로 한국 증시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19일 일본은행은 단기 금리를 마이너스(-) 0.1%에서 0~0.1% 수준으로 인상하며 2016년 이후 8년간 이어지던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끝냈다. 마이너스 금리뿐 아니라 장·단기 금리조작(수익률곡선통제, YCC), 상장지수펀드(ETF) 등 리스크 자산 매입도 중단됐다. 다만 10년 국채 매입 규모는 이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되, 금리가 급등할 경우 매입 규모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로 일본 수출 경합도가 높은 산업군이 일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주가가 곧바로 반응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출 경합도가 높은 석유·섬유·가전·자동차·선박 등은 수출 모멘텀 회복으로 중장기적인 이익이 기대된다"면서도 "하지만 투자자들 관심은 인공지능(AI), 저(低) PBR 등 테마에 쏠려있고 국내 증시에 다른 대안도 많다 보니 당장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기는 힘들다"고 했다.

엔화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엔화 자산 매각 후 본국 송환)으로 증시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이 또한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금리 인상이 엔화 강세로 직결될 것으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려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달러·엔이 150엔대에서 130~140엔대로 쭉쭉 내려가 청산을 유발하면 한국 시장이 타격을 입을 순 있다"며 "하지만 채권 매입도 유지하고 완화적인 기조를 이어간다는 분위기라 청산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BOJ 정상화가 분명한 엔화 절상 요인이라는 것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달러·엔과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요인은 미일 내외금리차인데, 이번 정상화로 일본채 금리가 상승(내외금리차 축소)하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도 이를 노리고 선제적으로 '엔 테크'에 나선 바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의 엔화예금은 지난달 98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61억3000만달러 대비 60% 넘게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엔테크에 나선 투자자들이 곧바로 빛을 보긴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상이 베이비스텝(25bp)보다 작은 10bp 인상에 그쳤고, 추가 인상도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큰 폭의 엔화 절상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 금리 인상 발표에도 달러·엔 환율은 150엔을 돌파했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화 절상 폭이 추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된 후 자금이 일본에 유입돼야 하는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달러·엔은 정상화에 2000년대 이후 역사적 상단이자 기술적 상단인 152엔에서 추가 상승하지 않되, 연준의 인하 시그널이 확실해진 이후에야 145엔 이하로 절상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가치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차가 중요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정책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 엔화 강세 전환 시점은 미국과 일본의 정책 간극 축소가 본격화되는 2분기 말에서 3분기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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