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봄을 깨우는 클래식 음악 축제 '팡파르'
외트뵈시 초연작 등 기대
4월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국공립·민간 심포니 23개 출동
4~5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윤보선 고택 등서 클래식 향연
산에 들에 진달래 피는 봄이 오면, 겨우내 움츠렸던 클래식홀에도 축제가 활짝 핀다. 세계가 주목하는 통영국제음악제를 시작으로 올해 36주년을 맞는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등이 이어진다. 인기 클래식 스타는 물론이고 떠오르는 신예 연주자, 거장급 현대 음악가의 선율이 싱그러운 봄을 깨운다.
먼저 22주년을 맞은 통영국제음악제는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을 배경으로 열린다. '순간 속의 영원'이란 주제로 총 23개의 공연이 이어진다. 이 축제를 총지휘하는 건 2022년부터 예술감독으로 5년 임기를 수행 중인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 진 감독은 올해 축제 주제에 관해 "연주될 모든 곡 하나하나가 영원히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순간이란 의미"라고 전했다.
특히 헝가리의 거장 작곡가 페테르 외트뵈시는 또 다른 주제라 해도 좋은 정도로 곳곳에 고루 편성됐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이 공동 위촉한 곡 등이 무대에 오른다. '오로라'와 '응답'은 4월 2일 홍콩신포니에타가 아시아 초연을, '시크릿 키스'는 다음날인 3일 클랑포룸 빈이 한국 초연을 각각 맡았다. 폐막 공연에선 외트뵈시의 걸작 '스피킹 드럼스'가 마르쿠스 슈텐츠 지휘로 연주된다.
이 밖에 동시대 음악의 최전선에 있는 세계 초연작들도 이목을 끈다. 영국 작곡가 사이먼 제임스 필립스의 신작 '스레드'는 베를린필 수석 베이시스트 매슈 맥도널드의 연주(29~31일)로 선보인다. 이 공연엔 음악과 실시간 상호 작용하는 3D 매핑이 독특한 체험의 순간을 선사한다. 또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발굴한 우리나라 신진 작곡가 이한의 '우리 주크박스가 망가졌어요'를 클랑포룸 빈의 연주(4월 3일)로 만날 수 있다.
신선한 음악적 경험으로 뇌를 깨웠다면, 새로운 스타의 연주로 감각도 일깨워본다. 축제 이튿날인 30일엔 피아니스트 정규빈과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린다. 지난해 정규빈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 김서현은 티보르 버르거 콩쿠르에서 만 14세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 낭보를 알리며 가장 주목받는 신예로 떠올랐다. 이들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이 밖에 헝가리 거장 피아니스트 데죄 란키 리사이틀(30일), 빈필 수석 하피스트 아넬레인 레나르츠와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등이 함께하는 체임버 나이츠(4월 3일) 등도 예정돼 있다.
웅장한 클래식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다음달 3일부터 28일까지 4월 내내 열리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를 주목할 만하다. 국내 23개 국공립·민간 오케스트라가 총출동해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하루 한 악단씩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단 한 곡도 같은 곡 없이, 고전부터 현대음악까지 레퍼토리 폭이 넓다.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제주시향(지휘 김홍식)과 인천시향(이병욱)이 브루크너 교향곡 4번과 7번을 각각 택했다. 교향악의 대가 쇼스타코비치 작품은 광주시향(홍석원), 경기필(이승원) 등 6개 악단을 통해 들을 수 있다.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장윤성)은 푸치니 '카프리치오 신포니코 SC55'와 카셀라 교향곡 1번을 한국 초연한다. 국립심포니(라일란트)는 교향악축제 공모를 통해 위촉한 임형섭의 '하윌라'를 세계 초연한다. 대전시향(여자경)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선곡했다. 모든 공연은 예술의전당의 자체 PC·모바일 플랫폼 '디지털 스테이지'를 통해서도 즐길 수 있다.
이어 4월 23일부터 5월 5일까지 시내 곳곳에선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열린다.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통의동 아트스페이스3, 안국동 윤보선 고택 등에서 총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지난해 ARD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비올리스트 이해수 등이 새롭게 참여하며 국내외 음악가 60인이 축제를 만든다.
이 축제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고택음악회'(4월 27일)는 2024년을 기념할 만한 유명 작곡가의 작품들로 꾸민다. 쇼팽 175주기, 푸치니와 포레 100주기, 드보르자크 120주기, 스메타나 탄생 200주년 등이다.
이 밖에도 올해 큰 주제를 '가족'으로 삼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작품을 조명한 '비극의 패밀리'(4월 26일), 첼리스트 조영창과 비올리스트 이화윤, 피아니스트 무히딘 뒤뤼올루와 첼리스트 마리 할링크 등 부부가 조화롭게 빚어내는 선율이 기대되는 '나보다 나은 반쪽'(5월 3일) 등이다. 또 시대를 앞서갔던 19세기 여성 작곡가들로 꾸미는 '선구자'(4월 29일), 관악기의 매력에 집중한 '바람만이 아는 대답'(28일)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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