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주고 승진 청탁한 경찰관들 "국민·동료 경찰에 죄송"(종합)

장관·국무총리·대통령 표창 다수자들 후회·사죄
검찰, 징역 6개월~2년 실형 구형…"경찰로서 부끄러워"

광주지방법원의 모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브로커를 통한 금품성 승진 청탁에 연루된 여러 전·현직 경찰관들은 장관·국무총리·대통령 표창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승진 유혹에 빠져 경찰의 명예를 모두 잃어버렸다"며 뒤늦게나마 국민들과 경찰 동료들에게 사죄를 구했다.

광주지법 형사7단독 김소연 부장판자는 19일 제3자 뇌물교부·뇌물 취득 혐의로 기소된 10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됐다.

피고인들은 모두 브로커를 통한 경찰 승진 청탁 사건에 연루돼 있다. 5명은 현직 경찰관, 3명은 전직 경찰관이다.

경찰관 신분으로 법정에선 피고인들은 최후 변론에서 하나 같이 "경찰로서의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월쯤 1500만 원에서 3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전달하며 승진을 청탁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남경찰청 소속 A 경정(52)은 "33년 넘게 경찰로 생활했는데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제 죄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 가족들에게 너무 부끄럽다"고 최후 진술했다.

A 경정은 1990년대 순경으로 입사해 그간 대통령 표창, 경찰청장 표창 등을 수회 받은 이력이 있다.

그는 "근무평점에서 5배수 이내에 들어야 승진이 가능하다. '정가로 정해진 청탁'을 하지 않으면 승진은 꿈도 못 꾼다는 분위기에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특수부서 근무로 전국에 이름을 알렸던 B 경감(50)도 최후 진술에서 국민들에 사죄했다.

B 경감은 "20여년간 경찰이란 자부심 하나로 살아 왔는데 경찰 조직을 훼손한 당사자가 됐다. 하지 말아야할 일을 저질렀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10년간 승진을 못 했는데, 브로커가 아니면 승진을 못 한다는 소리에 불안감을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 국민들과 가족에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32년간의 경찰 재직 중 수십차례의 포상과 6차례의 장관상을 받았던 C 경감(55)도 "법을 수호하고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경찰 공무원임에도 하지 말아야 할 죄를 저질렀다. 연속된 승진 누락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범죄 유혹에 빠졌다. 제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한다"고 말했다.

경찰 생활 32년간 장관상을 4번이나 받았던 D 경정(55)도 승진 유혹에 3000만 원이라는 돈을 건넸다.

그는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살았던 명예, 직장을 모두 잃었다.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이고 제 잘못"이라며 "이 자리를 빌어 승진 당시 경쟁했던 동료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사죄했다.

1980년 순경 입사로 32년간에서 대통령 훈장, 국무총리상, 장관 표창 등을 받고 퇴직했던 E 전 경감(64)도 후배 경찰의 승진 청탁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이들 피고인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을 진행한 뒤 추후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