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한 한국인들, 돌 키운다"...WSJ `반려 돌멩이` 열풍 소개

박양수 2024. 3. 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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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로 지친 한국인들, 장례식 체험과 '멍때리기' 대회에 이어 이젠 '반려 돌멩이' 키운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한국에서 작은 돌을 반려동물처럼 키우는 '펫락' 열풍이 불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과로한 한국인들이 '펫락'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한국의 '반려돌' 유행에 대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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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70년대 미국 유행 '펫락' 한국서 부활"
"인기 아이돌 스타들 소개하며 관심 커져"
관련 업체 "한달에 200여개 주문 받아"
그룹 TXT 멤버 휴닝카이가 공개한 반려돌. [위버스 캡처]
그룹 세븐틴 멤버 정한이 공개한 반려돌. [위버스 캡처]

"과로로 지친 한국인들, 장례식 체험과 '멍때리기' 대회에 이어 이젠 '반려 돌멩이' 키운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한국에서 작은 돌을 반려동물처럼 키우는 '펫락' 열풍이 불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과로한 한국인들이 '펫락'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한국의 '반려돌' 유행에 대해 소개했다.

이 매체는 한국에서 '반려돌'에 앞서 유행한 '가상 장례식 체험', '멍때리기 대회'처럼 바쁜 한국인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찾은 또 하나의 '특이한' 방법이라고 해석했다.

WSJ는 "한국인들이 산업화 국가 중 가장 긴 노동시간을 견디고 있다"면서 "이들이 변하지 않는 고요함을 찾아 돌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친구가 준 반려돌을 키우고 있다는 서울의 30세 이모씨는 "종종 직장에서의 힘든 일을 내 돌에 털어놓곤 한다. 무생물인 돌이 내 말을 이해할 리 없지만, 마치 반려견에게 말하는 것처럼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고 했다.

외출할 때마다 반려돌 '방방이'를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는 한 시민은 "이 돌이 지금의 상태가 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견뎠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일종의 평온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WSJ는 "한국에서 반려돌 인기가 본격적으로 높아진 것은 2021년쯤의 일이며, 당시 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등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자신이 기르는 반려돌을 직접 공개하면서 더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반려돌을 취급하는 한 업체 대표는 WSJ에 "한 달에 반려돌 주문이 150∼200개 들어오며, 최근에는 기본적인 회색 돌 외에 분홍색 장미석영(로즈쿼츠) 등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용 돌을 판매하던 한 업체도 반려돌의 인기에 최근 작은 반려용 돌을 함께 팔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처럼 돌을 반려동물처럼 키운다는 개념이 한국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1975년대 후반 미국의 한 광고회사 중진이 작은 돌을 상자에 담아 선물처럼 판매하는 '펫락(Pet Rock)'을 처음 선보여 유행시켰다.

당시 미국에선 이 '펫락' 열풍이 짧게 유행하다가 사라졌지만, 약 반세기가 지난 후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다시 유행하게 된 것이다.

당시 미국에선 펫락이 선물 받는 사람을 놀리려는 일종의 장난처럼 유행했었다. 이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고요함과 정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WSJ는 짚었다.

고려대 한국학 연구소의 김진국 교수는 "동아시아 사회에서 자연물을 닮은 장식용 돌 '수석'이 수 세기 동안 사랑받아왔다"며 "돌들은 변하지 않으며, 이는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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