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치어 숨졌는데 '무죄'…항소심서도 '급발진' 인정되나

50대 운전자 2심 시작…검찰 "차량 제조사도 결함 부정"
1심 "저속 주행하다 시속 68㎞ 급가속…거듭 제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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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경비원을 치어 숨지게 했으나 차량 급발진이 인정돼 무죄를 선고받은 50대 운전자에 대한 2심 재판이 시작돼 법원 판단이 주목된다.

대전지법 형사항소3부(재판장 손현찬)는 19일 오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A 씨가 운전미숙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1심 무죄 판결은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에 사고 차량 제조사 측과 ‘결함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작성해 추가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입증 계획을 밝혔다.

A 씨 측은 사고 당시 블랙박스 장면과 인근 CCTV 영상을 토대로 급발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검찰 항소를 기각해줄 것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특히 ”제조사의 경우 당연히 차량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을 밝힐 것“이라며 피고인의 불이익을 고려해 재판부에 빠른 판단을 촉구했다.

재판부는 검찰 의견서 및 급발진 인정 사례 등을 살피기 위해 오는 5월 21일 재판을 한차례 속행하기로 결정했다.

A 씨는 2020년 12월 29일 오후 3시23분께 서울의 한 대학교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온 뒤 광장을 가로질러 경비원 B 씨(60)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씨 차량은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다가 차단봉을 충격, 인도로 올라타 원형 화분을 들이받은 뒤 광장에서 차량을 막아서려던 B 씨에게 돌진했다.

이후 보도블럭과 가드레일을 잇따라 추돌한 뒤 폐쇄회로(CC)TV 카메라와 차단봉을 충격한 뒤에야 멈춰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021년 1월 4일 병원 치료 중 결국 숨을 거뒀다.

검찰은 A 씨가 운전 미숙으로 사고를 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으나 1심은 A 씨의 급발진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A 씨 차가 10.5㎞ 속도로 우회전하다 갑자기 속도가 시속 68㎞까지 증가했다는 교통사고분석 결과 등을 급발진을 인정하는 판단 근거로 들었다.

수차례 차량 제동등이 점등되기도 했으나 감속이 이뤄지지 않은 점, 당시 차 안에 배우자와 자녀도 동승하고 있었던 점도 차량 결함이 의심되는 이유로 꼽았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