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밸류업 경쟁…‘시총 5위’ 두고 엎치락뒤치락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4. 3. 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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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형님' 격인 현대차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5위에 올라선 지 하루 만에 6위로 내려앉았다.

현대차는 2·3분기 배당과 합치면 연간 배당금이 총 1만1400원이지만, 결산 배당만 놓고 보면 주가 대비 기아의 배당률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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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와 기아 본사. [사진 = 연합뉴스]
기아가 ‘형님’ 격인 현대차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5위에 올라선 지 하루 만에 6위로 내려앉았다. 배당락 영향으로 기아 주가가 급락하면서 하루 새 3조원 넘는 시총이 증발했기 때문이다. 올해 저주가순자산비율(PBR)주 열풍을 타고 질주해온 자동차주들이 시총 5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는 모습이다.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기아는 전일 대비 9100원(7.11%) 내린 11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는 전일 대비 5000원(2.06%) 하락한 23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 종목의 수익률은 이날 코스피 하락률(-1.10%)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기아는 배당락일을 맞아 주가가 7% 이상 빠지면서 전날 상승분을 하루 만에 반납했다. 기아의 배당기준일은 오는 20일로, 2거래일 전인 지난 18일까지 기아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배당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일에는 대량 매물이 출회하면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기아의 시총 순위도 6위(우선주 제외)로 한 계단 내려오며 하루 만에 현대차에 5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이날 종가 기준 기아의 시총은 47조8031억원으로 현대차(50조2387억원)와 2조원가량 차이를 보였다.

자동차주는 올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해왔다. 그중에서도 기아는 현대차보다 더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올 들어 현대차 주가가 16.71% 오르는 동안 기아는 18.90% 뛰었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면서 주가 상승세가 가속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결산 배당금으로 각각 8400원, 5400원을 책정했다. 현대차는 2·3분기 배당과 합치면 연간 배당금이 총 1만1400원이지만, 결산 배당만 놓고 보면 주가 대비 기아의 배당률이 더 높다.

여기에 기아는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밝힌 반면 현대차는 보유 중인 지분 중 4% 수준의 자사주를 매년 1%씩 3년간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현대차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외국인들의 순매수 1위 종목으로, 외국인은 이 기간 428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두 종목이 가파르게 상승해온 만큼 상승탄력이 점차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 완화 가능성 등 긍정적인 모멘텀이 아직 남아있다”면서도 “두 회사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글로벌 경쟁사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하고 도요타 다음으로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속도 조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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