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ELS 선제 배상 임박…최대 100억

22일 이사회서 자율배상 안건 의결 예정

우리은행 사옥 전경.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KB국민·신한은행 등보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고객 손실에 대한 자율배상에 선제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홍콩 H지수 ELS 만기 도래 일정과 손실 예상 규모 등을 보고하고, 자율배상에 관한 사항을 부의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 심의와 결의를 마친후 자율배상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총 배상액 규모가 최대 100억원(잠정)에 달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배상 비율을 50%대로 가정한 셈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홍콩 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 발생에 따른 분쟁조정기준안을 제시한 바 있다. 금감원은 판매사가 부담해야 하는 최대 배상 비율이 100%에 달할 수도 있지만, 다수 사례가 20~60% 범위에 분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이사회 직후 금감원이 제시한 분쟁조정기준안을 적용해 신속하게 고객 협상에 나서겠다는 점을 선언적으로 밝히는 데 그칠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의 H지수 ELS 판매 잔액은 총 413억원이다. 첫 만기 도래분의 손실률은 전날 종가 기준 -45%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12일 처음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약 43억원 규모의 자사 판매 ELS 고객을 시작으로 개별적인 배상 비율을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경영진이나 이사회가 자율배상을 결정하더라도 배임 혐의를 받을 소지가 없다는 1차 법률 검토 결과를 확인한 것으로 본다.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들에게 자율배상 내용과 취지를 사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추가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일부 문제 제기도 나온다. 이사들의 최종 결의가 성사되기까지는 막판 진통이 있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의 선제 배상 결정에 대해 금감원이 판매사의 위법부당 행위를 엄중 조치하되 사후 수습 노력을 참작하겠다고 밝힌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또 일각에서는 금융위원장을 지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당국 사이에 물밑 교감을 통해 이뤄진 결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