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만나는 블링컨…다음달엔 첫 미·일·필리핀 정상회의

김서영 기자 2024. 3. 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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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왼쪽)이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과 함께 19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소피텔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AP연합뉴스

필리핀과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필리핀을 찾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며, 다음달에는 필리핀과 미국, 일본의 3자 정상회의가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다.

19일(현지시간) 마닐라타임스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일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해 이날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난다. 블링컨 장관이 필리핀을 찾은 건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다.

이번 방문의 주요 의제는 남중국해(서필리핀해)에서 중국의 위협에 공동대응하는 방안이 될 전망이다. 블링컨 장관과 동행한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과 필리핀 간의 상호 방위 협정을 논의하고,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점점 단호해지는 시기에 남중국해에서의 항해의 자유를 강조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필리핀 외교부는 성명을 내 “상호 안보, 경제 성장, 공동 번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역 및 글로벌 발전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다음달 사상 첫 미국, 일본, 필리핀 3개국 정상회의를 앞둔 만큼 이에 관한 사전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다음달 11일 백악관으로 마르코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초청해 제1차 미·일·필리핀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기시다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하는 일정에 맞춰 마르코스 대통령도 방미를 결정하며 정상회의가 성사됐다. 백악관은 “각국 정상은 미국과 필리핀, 미국과 일본 간의 철통같은 동맹관계를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필리핀과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에 맞서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필리핀은 일본과 동맹이 아니지만 미국이 일본과 동맹이므로, 미국을 통해 일본까지 포함하는 안보 협력체를 꾸리려는 것이 필리핀의 구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필리핀 데라살대학의 레나토 크루즈 카스트로 교수는 “삼자 정상회의는 필리핀이 일본을 가장 가까운 군사 동맹국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국방 협력과 역량을 더욱 확대하도록 이끌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설명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중국의 심기를 한층 더 불편하게 만들 전망이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양국 관계는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에는 중국 측이 필리핀을 두고 ‘전임 마르코스 행정부에서 맺은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며 남중국해에 관해 중국의 제안 사항을 따르지 않는다’고 비난한 내용이 알려졌다. 필리핀 외교부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의 세컨드 토마스 암초 부근에서 보급 임무에 나선 필리핀 함정이 중국 해경선과 충돌했으며, 보급선에 타고 있던 필리핀 병사 4명이 중국 함정이 쏜 물대포에 맞아 다치기도 했다.

하노이 | 김서영 순회특파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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