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관은 내 스타일로”…직접 ‘안식의 집’ 짓는 노인들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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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을 갖고 싶어서 죽을 정도야?" (Dying to get a coffin?) 뉴질랜드의 한 '관 클럽'에선 신입회원이 들어오면 기존 회원들이 이런 농담을 던지며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깬다.
아에프페 통신은 아침 시간에 차 한잔과 더불어 유머가 넘쳐나는 관 클럽의 분위기와 회원들의 인터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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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을 갖고 싶어서 죽을 정도야?” (Dying to get a coffin?) 뉴질랜드의 한 ‘관 클럽’에선 신입회원이 들어오면 기존 회원들이 이런 농담을 던지며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깬다. 18일 아에프페 통신은 뉴질랜드에 있는 네 곳의 관 클럽 가운데 한 곳인 헤이스팅스 호크스 베이 ‘관 클럽’을 소개했다. 뉴질랜드에 처음 관 클럽이 생긴 것은 2010년 북섬의 로토루아였다. 관 클럽에선 대부분 고령인 회원들이 디아이와이(DIY)로 자신의 관을 만드는 일을 한다.
아에프페 통신은 아침 시간에 차 한잔과 더불어 유머가 넘쳐나는 관 클럽의 분위기와 회원들의 인터뷰를 전했다. 회원 중 케빈 헤이워드(79)는 딸의 아이디어를 받아 빈티지 승용차인 오스틴 할리를 닮은 관을 만들고 있다. 운전대도 있고 고무로 된 바퀴, 나무로 된 머드 가드(흙받이), 미러까지 갖추었다.
클럽의 오토바이 광인 짐 손(75)은 오토바이 트랙이 그려진 관을 만들었다. 그는 그 관을 다른 오토바이 수집품과 함께 차고에 보관 중이다. 친구들이 손의 관 만들기 취미에 대해 듣고 혼비백산하면서 “뭐하는 짓이야?”라고 물었다. 손은 “나는 내가 만든 관이 마음에 들 뿐만 아니라 내 마지막 날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클럽 간사인 헬렌 브롬리는 “이 모임은 좀 독특하지만 행복한 곳이다. 항상 농담이 끊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회원은 노인이고 우리 클럽은 매주 모임 때 죽음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신의 관을 꾸미든 다른 사람을 돕든 간에 여기 모든 사람들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다 받아들였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우리 클럽에선 사람들이 자신의 관을 계획하고, 아프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준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려고 노력한다.”라고 덧붙인 브롬리에 따르면 몇몇 회원들은 장례 비용이 갈수록 증가하기 때문에 가족과 친지가 부담할 관 가격이라도 덜어주길 원한다. 뉴질랜드 국립 장례 감독협회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장례식 비용은 평균적으로 810만원이며 관 가격은 83만원에서 360만원 사이다.
헤이스팅스 클럽은 2만4000원 정도의 신입 회원비를 내면 회원자격을 준다. 회원들은 장식할 준비가 된 나무 관 3종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관의 크기는 4가지이며 가격은 56만 원짜리다. 관을 장식할 페인트와 천 안감 등은 추가로 비용을 내서 스스로 장식해야 한다.
아침 차 시간에 브롬리는 한 회원이 넘어진 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하고 회원의 가족이 클럽 쪽에 그 회원의 관을 우선하여 마무리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클럽에선 지역 화장장에 판매할 유골 상자와 유아를 위한 작은 관도 만든다. 헤이스팅스 병원의 조산사와 간호사들은 이 클럽에 작은 관을 만드는 일을 계속해달라고 부탁했다. 클럽 간사는 “우리는 관을 기부하기도 한다. 만약 어떤 가정에서 출산하다 불행한 일이 생기고 관을 필요로한다면 보내드린다” 회원들은 작은 관을 보낼 때 담요, 테디베어, 베개, 하트모양 등을 뜨개질로 만들어 함께 넣어준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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