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톱 들었던 아르헨 대통령 '희망과 고통 교차한' 취임 100일

권영미 기자 2024. 3. 1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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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톱을 들고 과격한 공약을 외쳤던 '극우 자유경제학자' 출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았다.

희망 속에서 출발한 100일 동안 그는 공약대로 공공 지출을 삭감했지만 주요 경제 개혁안은 통과되지 못했고 국민들의 고통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의회에서 소수이고 의회 내 반대자들이 그의 주력 개혁안을 계속 좌절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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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이 대통령 18일로 취임 100일 맞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전기톱을 들고 과격한 공약을 외쳤던 '극우 자유경제학자' 출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았다. 희망 속에서 출발한 100일 동안 그는 공약대로 공공 지출을 삭감했지만 주요 경제 개혁안은 통과되지 못했고 국민들의 고통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0일 취임 후 내각을 9개 부처로 만들어 이전보다 절반으로 줄이고 공공 일자리 5만 개를 삭감했으며 모든 신규 공공 사업 계약을 중단하고 연료 및 교통 보조금도 없앴다.

이 덕에 정부는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예산 흑자를 이뤘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의 440억 달러 규모 신용 프로그램 제공도 승인받았다. 하지만 밀레이는 국영 통신사와 차별 금지 기관을 폐쇄한 것, 과학 연구와 영화 산업에 대한 자금을 삭감했다는 이유로 비난받았다.

그리고 개혁법안들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더 이상의 개혁 속도는 나지 않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의회에서 소수이고 의회 내 반대자들이 그의 주력 개혁안을 계속 좌절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상원은 임대료 상한제 폐지, 노동법 완화 등 기존 법 300개 이상을 변경하거나 폐지하려는 '대형 법령'을 거부했다. 지난 2월에도 별도의 옴니버스 법안이 기각됐는데 이 법안은 300개 넘는 긴급 대통령령과 600개 이상의 조항으로 구성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개혁을 통해 아르헨티나의 상황이 나아지기 전에까지는 상황이 훨씬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취임했다. 그는 페소 가치를 54% 평가절하하고 가격 통제를 철폐하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연료 및 교통 보조금 폐지와 함께 이 조치로 인해 아르헨티나의 소비 및 경제 성장은 둔화됐다.

국민들의 고통도 극에 달하고 있다. 2월에는 연간 인플레이션이 276%에 달했고 현재 국민의 약 57%가 빈곤 속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급식소 운영에 대한 감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약 4만개의 급식소 문을 닫았다. 지난 18일 경찰은 긴축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대 수천 명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물대포를 쏘았다.

유세에서 록스타 복장을 하고 전기톱을 들었던 특이한 행태를 보였던 것처럼 그의 괴짜스러운 행동도 계속됐다. 소셜 미디어 중독자인 그는 자신의 개혁안을 찬성하지 않은 국회의원 등 온라인 반대자들을 비난하면서 자신을 칭찬하고 기괴한 밈을 공유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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