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탄소철강 구매자들이 원해…기술 개발 머뭇거릴 시간 없다”
기업의 저탄소 철강 사용 서약
‘스틸 제로’ 이니셔티브 확산 주력
세계적 철강사 보유한 韓 역할 중요
포스코, 아시아 최초 저탄소 인증 받기도
5월 철강업계・정부 대상 행사 개최
마이크 피어스 클라이밋그룹 이사(사진)는 18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틸제로는 철강을 구매하는 기업들이 저탄소 철강을 사용하도록 하는 이니셔티브로, RE100과 함께 영국 비영리단체인 클라이밋그룹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RE100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서약하는 운동으로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다수 가입했다.
스틸제로에 가입한 기업들은 2030년까지 구매하거나 사용하는 철강의 50%를 저탄소 제품으로, 2050년까지 100% 탄소중립 철강으로 바꾸겠다고 서약한다. 피어스 이사는 “철강 산업을 탈탄소화는 데 있어 구매자들이 (저탄소 철강에 대한) 수요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빠르게 확산하는 데 기업들의 역할이 컸던 것처럼 철강 구매자들이 먼저 시장을 열어 생산자들에게도 저탄소 철강을 만들 유인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철강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탈탄소화 시켜야 하는 영역중 하나지만 그만큼 높은 기술력과 자본, 시간을 요한다. 지금보다 탄소를 적게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철강을 만들기 위해서는 석탄 기반의 용광로(고로)에서 친환경 설비로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피어스 이사는 “저탄소 철강이 경제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조금 기술이 더 발전돼야 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무탄소 철강 기술이 나오기까지 20년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부터 목표에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철강을 사용하거나 생산하는 기업들이 탈탄소화에 속도를 내야 할 환경적 변화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가 주도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지난해 10월 개시돼 2026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CBAM은 EU가 아닌 국가에서 EU 국가로 철강 등 상품을 수출할 때 배출한 탄소만큼을 일종의 관세로 부과하는 제도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규제가 유럽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피어스 이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기는 했으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두바이에서 열린 COP(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28에서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3배로 늘리고, 에너지 효율성도 2배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며 “거시적인 수준에서는 여전히 신재생에너지 분야 진보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틸제로는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철강 산업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늘리고 있다. 포스코의 포항과 광양 제철소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리스폰서블 스틸’ 기준을 충족시킨 고로로 지정되기도 했다. 리스폰서블 스틸은 철강 생산자들의 저탄소 철강 생산 이니셔티브로, 스틸제로와 협업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도 다수 스틸제로에 가입했다. 피어스 이사는 “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CMIC), 홍콩의 개발기업 등도 스틸제로의 회원사”라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스틸제로는 아시아의 기업들과 정부 관계자, 연구자들과의 접촉을 늘려갈 계획이다. 오는 5월에는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아시아 액션 서밋’을 개최한다. 저탄소 철강 생산자와 구매자, 정부관계자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장이 될 전망이다. 피어스 이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철강산업의 탈탄소화 과정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공유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얻어갈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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