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정해달라” 대통령 한마디에…흔들리는 전남 ‘통합의대’
전남 동부권 순천대·순천시 “우리가 적합”
1월에는 목포·순천대 “공동의대 정부 건의”
전남에서 진행된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학을 정해주면 의과대학을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 이후 전남의 ‘통합의대’ 설립 움직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의대가 없는 전남은 그동안 각각 서부와 동부에 있는 국립 목포대와 순천대가 공동으로 의대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순천대는 19일 ‘전남 국립의대 설립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전남 동부권에 국립의과대학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순천대는 전남 동부권인 순천시에 있다.
순천대는 “동부권에 국립의대를 설립하면 전남은 물론 경남 남해안 지역 주민들에게도 선진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된다”면서 “전남에서 가장 먼저 글로컬대학 30에 선정돼 의대 유치에 가장 적합한 대학”이라고 설명했다.
노관규 순천시장도 순천대에 의대가 설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시장은 “동부권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산업현장이 많아 외상센터 등 여러 분야의 의료시스템이 필요한 지역”이라면서 “정치적 고려보다 현실문제 해결을 위한 접금이 필요하며 당연히 순천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순천대와 순천시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 14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전남지역 의대 설립 문제와 관련해 “어느 대학에 (의대를 설립을)할 것 인지 전남도에서 의견을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도가 추천한 특정대학에 의대를 설립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전남도는 그동안 목포대와 순천대가 공동으로 통합의대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목포대와 순천대도 지난 1월22일 두 대학 총장이 면담을 가진 뒤 “공동으로 의대를 신설해 운영하는 방안을 정부에 적극 건의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설립 초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남이 추진 중인 통합의대는 캐나다 노든 온타리오 의과대학(Northern Ontario School of Medicine) 사례를 참고했다. 온타리오주는 캐나다의 대표적인 의료서비스 취약지역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2년 1000㎞ 이상 떨어진 서부의 레이크헤드 대학과 동부의 로렌시안 대학이 공동으로 의과대학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전남 동부권의 ‘단독의대’ 추진 방침에 서부권에서도 기존과는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도가 추진하는 통합의대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정부에서 단일의대로 방침을 정하면 목포대에 유치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기존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지난 18일 정부에 통합국립의대 신설을 신청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이날 “대통령께서 국립의대 신설 길을 열어준 만큼 정부의 의대 증원계획에 통합의대 신설이 포함되도록 온 힘을 쏟겠다”면서 “지역별로 단독유치 의견 표명을 할 수 있겠지만 선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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