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vs 공화당, 주식 투자 성적은 어디가 좋을까 [글로벌 ETF 트렌드]
글로벌 ETF 트렌드
성장주 투자한 민주당 ETF, 수익률 고공행진
가치주 비중 높은 공화당 ETF 성과는 부진
미국 민주당 유력 정치인의 투자 종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공화당 추종 ETF의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 추종 ETF가 빅테크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된 덕에 에너지 주 중심의 공화당 추종 ETF를 앞섰다는 평가다.
18일(현지시간) 주식정보 플랫폼 언유즈얼 웨일즈에 따르면 민주당 추종 ETF인 '언유즈얼 서버시브 민주당 ETF(티커명 NANC)'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10.6%를 기록했다. 출시일인 작년 2월 7일 이후 이날까지 수익률은 36.48%에 달했다.
반면 공화당 추종 ETF인 '언유즈얼 서버시브 공화당 ETF(KRUZ)'의 수익률은 6.6%를 기록했다. 출시일 이후 지금까지 수익률은 17.71%로 나타났다. 민주당 주요 의원의 포트폴리오를 추종하는 NANC가 공화당을 추종하는 KRUZ를 두 배가량 앞질렀다는 평가다.
미국 주식거래금지법상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은 본인 또는 배우자가 1000달러 이상의 주식을 거래한 경우 관련 정보를 45일 이내 의회 사무처에 보고해야 한다. 의회 사무처는 해당 거래내역을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NANC와 KRUZ 등 두 ETF는 이렇게 공개된 종목 데이터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NANC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원(전 하원의장)을, KRUZ는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을 각각 지칭한다. 두 사람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표 정치인으로 꼽힌다.
두 ETF의 투자성향이 엇갈리면서 수익률이 벌어졌다. 운용자산(AUM) 규모가 5173만달러에 이르는 NANC는 주로 정보기술(IT) 업체에 투자해왔다. 지난 2월 기준으로 포트폴리오 내 IT업계 투자 비중은 25%를 넘겼다. 투자 비중 상위 5개 기업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애플, 엔비디아, 세일즈포스 등이 자리 잡았다.
약 1243만달러 규모의 KRUZ는 주로 가치주에 투자했다. 성장성보다 안정성을 추구해서다. 금융주와 에너지 주 비중이 NANC에 비해 컸다. 두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은 24%를 넘겼다. KRUZ의 투자 비중 상위 5개 기업에는 컴포트 시스템 USA를 비롯해 인텔, 코노코필립스, 쉘, 엔비디아 등이 들어갔다.
브라이언 아머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NANC의 포트폴리오는 성장주에 편향되어 있고, KRUZ는 가치주에 쏠려 있다"며 "이러한 투자 성향 때문에 AI 열풍을 탄 NANC의 성과가 KRUZ를 앞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 성과가 엇갈리면서 유입액 격차도 커지는 모양새다. 런던증권거래소(LSEG)의 펀드조사 서비스인 LSEG리퍼에 따르면 올해 들어 NANC의 순유입액은 328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KRUZ는 580만 달러에 그쳤다. 순유입액 차이가 벌어지면서 운용자산 규모도 두 배 이상 격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특이한 전략을 쓰는 두 ETF에 투자한 이유는 정보 비대칭 때문이다. 미국 의회에서 상당수 의원이 기업 관련 조사나 입법 등 내부 정보에 접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실제 2021년 낸시 팰로시 하원의원의 남편인 폴 팰로시는 2021년 구글(알파벳) 주식에 대한 콜옵션(주식매수권)을 행사했다. 행사한 지 7일 만에 미국 하원에선 빅테크 반독점 법안을 공개 검토했다. 규제로 인한 급락에 앞서 옵션을 익절매했다는 분석이다.
폴 펠로시는 테슬라 투자로도 막대한 수익을 거둬 논란이 된 바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대적인 전기차 인센티브 정책을 발표하기 직전인 2020년 말 테슬라 콜옵션을 대량 매수했다. 주가가 급등하기 전 내부 정보를 활용해 차익을 얻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반 투자자들도 의원과 동등하게 의회 내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서버시브 캐피털의 설명이다. 서버시브 캐피털은 두 ETF를 출시한 자산운용사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ETF 구조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양당의 정치인과 가족들의 주식 신고 내역을 추종할 뿐, 이에 대한 검증 절차가 없다는 비판이다. 정치인이 매수한 종목이 꼭 입법과 연관됐다는 근거도 부족하다. 누가 무슨 의도로 주식을 샀는지 알 길이 없는 셈이다. 무작위로 종목을 매수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투자자문사 QVM그룹의 리차드 쇼 애널리스트는 "두 ETF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는 리밸런싱이나 검증 테스트를 하지도 않고 매년 0.75%의 수수료를 떼간다"며 "정당 추종 ETF는 순전히 운에 맡기는 투자 전략이다"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콧대 높던 애플 어쩌다가…"아이폰 파격 할인" 특단의 조치
- "그걸 10억에 누가 사냐" 욕먹던 수원 아파트…'대반전' [돈앤톡]
- "역대급 개미 소굴 열렸다" 한탄…'10만 주주' 떠난 네이버
- "사진 보고 예뻐서 여친이랑 왔어요"…MZ 핫플로 뜨는 곳 [송영찬의 신통유통]
- '이자장사'로 역대급 실적 내더니…은행원 연봉 또 올랐다
- "저도 재밌네요" 한소희 '짤' 주인공…"15살 강쇠 근황은" [인터뷰+]
- "한국 스킨케어 최고"…LA다저스 선수단 아내들 몰려간 곳
- 푸바오는 괜찮을까…"中 사육사, 삽으로 판다 때려" 학대 발각
- 허리 굽는 '난치병' 이봉주 깜짝 근황…"이제 잘 걷는다"
- 농협 직원 아들 이용해 '저질 레드향' 섞어 팔았다…'발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