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으로 법 되돌려…‘여성 할례’ 부활시키겠다는 감비아

박병수 기자 2024. 3. 1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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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반인권적 관습으로 지탄받아온 여성 할례를 부활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감비아 의회는 18일(현지시각) 전체의원 58명 중 47명이 참석한 표결에서 42명의 찬성으로 여성 할례금지법을 폐지하는 법안을 해당 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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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주장에 의회 찬동…인권단체들 강력 반발
감비아의 여성 할례 반대 단체가 18일(현지시각) 의회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반줄/AFP 연합뉴스

서부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반인권적 관습으로 지탄받아온 여성 할례를 부활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감비아 의회는 18일(현지시각) 전체의원 58명 중 47명이 참석한 표결에서 42명의 찬성으로 여성 할례금지법을 폐지하는 법안을 해당 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법안은 해당 위원회를 거친 뒤 본회의 의결로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감비아에서 10~15살 어린 여성의 성기 일부를 잘라내는 여성 할례는 순결과 정숙, 복종의 뜻으로 오랫동안 관습처럼 행해졌다. 이에 대해 국제기구와 인권단체에선 여성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폐지 운동을 전개해 왔다. 이에 따라 2015년 여성 할례 금지법이 제정됐으나, 실제 단속은 느슨했다. 그러다 지난해 할례 시술자 3명에게 무거운 벌금이 부과된 것을 계기로, 영향력 있는 이슬람교 이맘이 “여성 할례는 종교적 의무이며 중요한 우리 문화”라며 할례금지법 폐지 운동에 나서며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인권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할례금지법이 폐지되면 그동안 야만적인 폭력에 대항해 싸워온 오랜 노력이 물거품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의회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에 시민단체 운동가들이 모여들어 의회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바리케이드에 막혔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날 의회에서는 “여성 할례를 시술했다고 처벌받으면 그건 종교활동을 할 권리를 박탈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할례 반대 운동을 해온 파투 발데는 “남성들이 여성 할례를 계속하려는 이유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여성 할례는 주로 아프리카에 널리 퍼져 있으며, 일부 아시아와 중동에서도 한다. 국제적으로 여성 인권침해로 간주하며, 감염과 출혈, 통증과 같은 건강상의 우려를 낳고 있다. 심할 경우 숨지기도 한다. 국제적으로 여성 할례 반대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성 할례는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고 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억3천만명 이상의 여성이 할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추정치를 냈을 때보다 3천만명 늘어난 수치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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