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벗어난다"…일본은행,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종료

정혜인 기자 2024. 3. 1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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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007년 이후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출했다.

19일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가진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그간 유지했던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결정하고, 단기 금리를 0~0.1% 수준으로의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일본 기업들이 일본 최대 노동조합 단체 '렌고'가 요구한 연간 5.85%의 임금 인상안을 수용하면서 당초 시장이 전망한 4월보다 이른 3월 마이너스 금리 종료 발표 전망이 힘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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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19일 17년 만에 첫 금리인상을 단행해 마이너스(-) 금리에서 8년 만에 탈출했다. /로이터=뉴스1

일본이 2007년 이후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출했다.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골자로 한 고(故)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에서 벗어나려는 본격적인 행보로 읽힌다.

19일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가진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그간 유지했던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결정하고, 단기 금리를 0~0.1% 수준으로의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거품붕괴 이후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은 2016년 2월부터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단기 정책 금리를 -0.1%로 유지해 왔다.

일본은행은 "최근 데이터(경제지표)나 공청회 정보를 통해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 강도가 강화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2%의 '물가안정 목표'가 지속·안정적으로 실현될 것으로 내놔볼 수 있는 상황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고 마이너스 금리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은행 단기금리 추이/그래픽=이지혜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종료와 함께 2016년 9월에 도입한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도 폐지한다. 구체적으로 그간 설정했던 장기금리 유도 목표(0% 내외)와 금리 변동폭 상한선(1%)도 모두 없앤다. YCC는 특정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를 설정해 그 수준을 유지하도록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매도하는 통화 정책이다. 이는 시장을 직접 조작하는 것으로 정부가 시장 기능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0년에 도입한 상장지수펀드(ETF) 및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한다. REIT 매입은 지난 2022년 6월(12억엔)을 마지막으로 보류된 상태로 사실상 폐지된 상태였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리는 19일 오후 3시30분에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 기자회견을 통해 17년 만에 첫 금리인상을 단행해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한 배경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로이터=뉴스1

일본은행은 그간 안정적인 물가상승률 2% 목표 달성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임금인상을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의 종료 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지난해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1982년 이후 최고치인 3.1%로 솟으며 일본은행의 긴축 전환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물가상승률에 걸맞는 임금 인상이 뒷받침되지 않아 당국이 기대하는 '경기 선순환' 요건을 충분히 갖추진 못했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은 지난 1월 기준 22개월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 기업들이 일본 최대 노동조합 단체 '렌고'가 요구한 연간 5.85%의 임금 인상안을 수용하면서 당초 시장이 전망한 4월보다 이른 3월 마이너스 금리 종료 발표 전망이 힘을 받았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높아진 임금 인상률로) 일본은행 내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향한 조건이 갖춰졌다는 의견이 퍼졌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지난 16일 렌고가 집계한 기업들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5.2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48%포인트 높은 수준인 동시에 지난 1991년(5.66%)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는 수치다. 직원 수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 인상률도 4.42%로 32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한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오후 3시30분 마이너스 금리 종료 및 금리인상 배경 등 회의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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