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의 반전… ‘질산성 질소’ 지하수 자정작용 돕는다

KIST 연구진, 질산성 질소에 의한 지하수 자정작용 상승효과 발견
안정적 수자원 확보를 위한 수질관리 패러다임 제시

지하수./pixabay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극단적인 집중호우 현상이 잦아지면서 전 세계가 홍수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연중 안정적인 수자원을 확보하는 일은 ‘물 안보’로 불리는 국가적 책무가 됐다. 이 가운데 수자원의 여유가 있을 때는 땅속에 지하수 형태로 보관하다가 필요한 시기에 뽑아서 쓰는 ‘인공함양’이 효과적인 수자원 운영관리기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물자원순환연구단의 이승학 책임연구원, 정재식 책임연구원, 김상현 선임연구원 연구진이 오염물질로 알려진 ‘질산성 질소’에 의해 땅속 수질 자정효과가 향상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인공함양기법을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함양된 물의 수질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수질 관리전략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함양기법은 수자원의 저장뿐만 아니라 땅속에서 다양한 반응을 거치면서 수질이 개선되는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인공함양 과정에서 물에 포함된 유기 오염물질은 물을 포함한 토양층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철산화 광물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분해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분해과정에서 철산화광물이 점차 변이되면서 유효표면적이 감소해 수질 자정작용이 멈춘다.

연구진은 함양수에 질산성 질소가 공존하는 경우, 새로운 형태의 철산화광물이 만들어져 이론적인 예측값보다 유기 오염물질 제거율이 훨씬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질산성 산소는 단백질을 포함한 질소 화합물이 부패하거나 산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성분으로 수질오염물질로 관리된다. 하지만 질산성 질소가 공존하는 환경에서는 유기 오염물 분해를 지속할 수 있는 철산화광물이 만들어져 자정작용의 지속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오염물질인 질산성 질소는 연쇄반응 과정에서 스스로 분해돼 사라졌다.

이승학 책임연구원은 “수질 오염물질로만 알려진 질산성 질소의 긍정적인 역할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이를 토대로 인공함양 주입수의 전처리 과정에 잔류허용기준의 질산성 질소를 도입하는 것과 같은 기존 수질관리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인공함양 수질관리기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워터 리서치(Water Research)’ 2월호에 게재됐다.

참고 자료

Water Research(2024), DOI: https://doi.org/10.1016/j.watres.2023.12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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