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몰라봤다! 지하수 오염물질의 '반전'

박건희 기자 2024. 3. 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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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땅속 오염물질에 지하수를 자정하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오염물질로만 알려져 있던 질산성 질소의 긍정적 역할을 확인한 첫 연구 결과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이승학 물자원순환연구단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오염물질로 알려진 '질산성 질소'에 의해 땅속 수질 자정 효과가 향상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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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공함양(ASR)은 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기술로 땅속에 지하수 형태로 보관하던 물을 수자원이 부족할 때 뽑아서 쓰는 기술이다. /사진=KIST


국내 연구진이 땅속 오염물질에 지하수를 자정하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오염물질로만 알려져 있던 질산성 질소의 긍정적 역할을 확인한 첫 연구 결과다. 수질 기준을 새롭게 정립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이승학 물자원순환연구단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오염물질로 알려진 '질산성 질소'에 의해 땅속 수질 자정 효과가 향상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워터 리서치' 2월호에 게재됐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로 홍수와 가뭄 같은 자연재해가 반복되면서 연중 안정적인 수자원을 확보하는 일은 '물 안보'라 불릴 만큼 중요 과제로 자리 잡았다. 인공함양(ASR)은 물 안보의 주요 기술로, 땅속에 지하수 형태로 보관하던 물을 수자원이 부족할 때 뽑아서 쓰는 기법이다.

인공함양기법을 실제로 적용하려면 지하수의 수질을 예측하고 관리해야 한다. 함양수에 포함된 유기 오염물질은 토양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철산화광물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분해된다. 분해 과정에서 철산화광물에 변이가 나타나면서 수질 자정작용이 중단되곤 한다.

연구팀은 함양수에 질산성 질소가 공존하는 경우 이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철산화광물이 생성돼 일반 화학반응으로 예측되는 유기 오염물질 제거율보다 훨씬 높은 제거율을 보인다는 걸 발견했다.

질산성 질소가 공존하는 환경에서는 유기 오염물 분해를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종의 철산화광물이 생성돼 자정작용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질산성 질소는 애초 지하수 오염물질로 알려졌지만, 연쇄반응 중에 스스로 분해돼 제거된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이 책임연구원은 "수질 오염물질로만 알려진 질산성 질소의 긍정적인 역할을 처음으로 확인한 연구 결과"라며 "인공함양 주입수 전처리 과정에 질산성 질소의 잔류허용 기준을 도입하는 등 기존 수질관리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인공함양 수질관리 기법을 개발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기후변화영향 최소화 기술개발 사업'과 KIST 'K-Lab 프로그램'의 지원받아 수행됐다.

이승학 KIST 물자원순환연구단 책임연구원/사진=KIST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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